[기자수첩]LG "1등론vs인화론"

[기자수첩]LG "1등론vs인화론"

이규석 기자
2002.09.06 13:06

<기자수첩>LG의 `1등론 vs 인화론`

구본무 LG그룹회장의 '1등 LG론'이 연일 여의도 트윈타워를 휘감고 있다. LG는 5일 경기도 평택 생산기술원에서 '전자부문 사업기술 전략회의'을 열어 내년도 전자부문에 대한 연구개발(R&D)투자계획을 대폭 늘리는 한편 '1등LG'달성을 위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구회장은 2002년을 '1등 LG'로 시작했다. 신년사를 통해, 수시로 열리는 임원회의석상에서 '1등 LG'론을 주입했고 이제 LG그룹 관계자들의 머리속에는 '1등'이라는 단어가 가득차 있다.

LG의 전통적인 이미지는 '인화-단결'이다. 그룹 태동이 구씨 가문과 허씨 가문간 결합이라는 인연에서 출발한 만큼 재계에서 바라보는 LG는 늘 여유있고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여타 그룹에서 이따금 나타나는 경영권 다툼을 LG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외환위기이후 대우-현대그룹이 넘어질때도 LG는 의연하게 한국경제의 한 축을 떠받쳤다.

하지만 '인화'를 강조하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다보니 숱한 기회를 놓치기도 한 것이 LG의 또 다른 역사다. 재계에 정통한 사람들은 " LG는 돌다리를 두드리고 두드리다가 결국에는 돌 다리가 깨져 개울을 넘지못하는 그룹"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런 LG의 구회장이 '1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인화경영'을 잠시 접어두고 '공격 경영'을 그룹의 제 1화두로 내세웠다. 중국이라는 '기회의 땅'으로 진군을 재촉하는가 하면 'R&D투자'라는 '미래준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회장이 지난 7월초 임원세미나에서 400여명의 임원들에게 강조한 멘트는 자못 인상적이었다. "`일등LG'는 `이기는 경영'의 결정체다. `경쟁에서 이기는 경영'을 만들어 내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다.”

구회장이 주창하는 '1등 LG론'이 그룹내 뿌리깊은 '인화론'과 어떤 상충 작용을 부를지, 아니면 세인의 고정관념을 깨고 '화이팅 LG맨'이라는 또다른 이미지를 재계에 심을 수 있을 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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