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프간 민간인 3767명

[기자수첩]아프간 민간인 3767명

장현진 기자
2002.09.12 12:40

[기자수첩]아프간 민간인 3767명

민간인 사망자 3767명.

9.11 테러 1주년 기념일이 지났다. 그러나 이 민간인 사망자수는 9.11 동시 다발 테러로 인한 희생자수가 아니다. 이는 미 뉴햄프셔대 경제학과의 마크 W 헤럴드 교수가 집계한 지난 1년간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 희생된 아프가니스탄의 민간인 사망자수다. 테러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수 3000 여명보다 오히려 많다. 탈레반 병사 등 군사 인력까지 포함할 경우 미국의 대테러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최대 5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테러가 발생했던 워싱턴과 뉴욕은 물론 미국 50개주가 기념일 행사로 분주한 가운데 아프간의 인명은 묻혀 버렸다. 미국은 기념식 행사 때 사망자 이름을 하나씩 모두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오폭에 희생당한 아프간 민간인들, 그 속에 포함된 수많은 어린이들의 이름은 세계인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있다.

지금 세계인의 관심은 이라크를 적으로 새로운 전쟁을 준비 중인 미국에 집중되고 있다.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에 따른 세계 안보의 위협은 논외로 하고, 과연 전쟁 만이 최선인지는 고려해볼 문제다.

1990~91년 미국 등 연합군이 이라크 공격을 감행했던 걸프전 당시 민간인 사망자수는 400 여명에 이른다. 미국은 이후에도 대미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에 공습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오폭으로 인해 수백명에 이르는 민간인 희생자를 냈다. 이중에는 어린이 사망자도 포함돼있다.

미국에 '전쟁을 반대하는 검은 옷의 여성들'이라는 평화 단체가 있다. 그들은 말한다. "어머니들에게는 자식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전쟁을 반대한다"

이번에는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눈물을 흘릴 것인가. 또 그만큼 얼마나 증오는 깊어갈 것인가. 진정 테러 1주년을 맞아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이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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