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협상용 파워콤 인수?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파워콤의 3차 입찰 결과 하나로통신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파워콤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는 통신시장의 구도를 일거에 바꿔 놓을 수 있는 큰 사안이어서 통신업계의 관심도 유별났다. 입찰결과는 '의외였다'는 반응이다. 데이콤 쪽에 무게를 둔 사람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하나로통신이 주당 인수가를 경쟁업체들보다 더 높게 써내고 대금지급을 현금으로 하는 등 한전측에 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만큼 하나로통신이 파워콤을 절실하게 필요로 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연이어 나오는 증권사 보고서는 하나로통신의 파워콤 인수를 위험스럽게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하나로통신이 파워콤 주식의 적정가에 관한 이견 및 컨소시엄 구성회사들과 국내 주주의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켜야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오는 12월 대선 전에 한전측과 협상을 끝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 등도 보고서를 통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들 모두 하나로통신의 자금조달 방법과 파워콤 인수 후 거둘 시너지 효과를 의심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로통신이 파워콤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는 뭘까. 지난 2차 입찰 당시 하나로통신의 한 관계자는 "하나로통신이 파워콤을 인수할 때의 효과는 데이콤보다 크지 않지만, 파워콤을 인수하지 못했을 때 받는 타격은 우리보다 데이콤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는 곧 파워콤 인수가 자사의 시너지효과보다는 경쟁사에 타격을 입히는데 더 초점이 맞춰졌다는 얘기다. 우선 파워콤을 인수한 후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과 유리한 위치에서 `또 다른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하나로통신의 파워콤 인수가 `투입 대비 산출 극대화'라는 경제 상식에 철저했는지를 신중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