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험난한 삼성식 정도경영
법인격체로서 증권사 최고의 덕목은 무엇일까. 투자수익을 많이 내주어야 할까 수수료가 싸야 할까 아니면 믿고 맡길만 해야할까. 투자자라면 수익을 최우선할만 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삼성증권이 최근 홈피를 통해 `증권사 선택시 가장 중요시하는 것'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00여명의 응답자중 30%가 `도덕성과 신뢰성'을 꼽았고 다음으로 23%가 `싼 수수료'를 주목했다. 삼성증권이 자랑하는 투자정보와 브랜드 이미지는 각각 12%와 10%로 한참 뒤였다.
삼성 경영진은 당혹해하고 있다. 재테크를 하면서 수수료나 수익등 `돈'보다 `도덕군자'를 원하다니... 더구나 삼성은 `도덕과 신뢰'에서 수수료 인하로 이제 막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사실 신뢰성이나 투자정보, 브랜드 이미지 같은 것들을 따로 떼서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6월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이 약정경쟁 포기를 약속하고 정도(正道)경영을 선언할 때만해도 `삼성'이라는 고급 브랜드에 도덕성, 신뢰성의 이미지까져 겹쳐 `삼성은 믿고 맡길만한 최고의 증권사'로 부상했었다.
삼성은 그러나 최근 다시 약정경쟁에 뛰어들었다. 20억원대 이상의 고객들에게 온라인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각종 경품과 할인 혜택의 달콤한 유혹으로 `호객'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약정 유인 효과를 노린 경쟁사들의 위탁증거금 낮추기 행렬에 합류하며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그 결과 삼성은 두달 만에 시장점유율 9%를 회복했다. 그 반대급부로 삼성이 잃은 것은 없을까. 물론 도덕성에서 얼마나 손실이 있었는지는 수치로 나타낼 수 없을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대로라면 고객들은 도덕적 증권사를 원한다. 하지만 삼성은 다른 길로 접어들려 한다. 시장(고객)이 그른지 삼성증권 황사장이 옳은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