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행장의 "정승처럼 쓰기"

[기자수첩]김행장의 "정승처럼 쓰기"

김진형 기자
2002.09.18 12:37

[기자수첩]김정태 행장의 `정승처럼 쓰기`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스톡옵션 때문에 또한번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이 국민은행 주식을 계속 내다팔면서 김 행장의 스톡옵션 행사가 외국인들의 불안심리를 자극, 매도세를 부추기는데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김 행장이 국민은행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 행장이 지난 8월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은 스톡옵션 평가액 절반을 연내 사회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물론 김 행장도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이 같은 비난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이 때문에 행사시기를 놓고 관련부서와 수차례 논의했었다. 그러나 연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짜피 조만간 행사해야 한다면 '의무'부터 이행하자는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장 스스로도 막대한 스톡옵션 평가차익에 대한 끊이지 않는 세간의 관심을 빨리 떨쳐 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월급은 1원만 받는 대신 선택했던 스톡옵션으로 얻은 수익이지만 '과정'보다는 '결과'만 보는 시선들이 부담스럽다는 것. 당초 사회환원 방법으로 국민은행이 검토하고 있는 복지재단에 기부하는 것을 고려했다가 '퇴임후 자리마련 차원'이라는 오해를 살까봐 포기한 것이나 행사차익 66억원을 개인구좌에 넣어두면 이자수익을 얻었다는 구설수에 휘말릴까봐 은행 가수금 계좌에 넣은 것 등은 이 같은 그의 고충을보여주는 단면들이다.

 

하지만 김 행장은 '정승처럼 쓰는 것'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스톡옵션 행사 후 남몰래 10억원을 수재의연금으로 기탁했고 지금도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회봉사단체를 직접 방문하며 기부대상을 찾고 있다. 최근 모 대학 초청강연에서는 스톡옵션 평가익중 일부를 대학에 기부해 달라는 요청에 '드러나지 않게 봉사하는 사람들을 위해 쓸 것'이라며 단호히 거절하기도 했다.

 

이제는 김 행장이 스톡옵션으로 얼마나 벌었나에서 시선을 거둬 어떻게 쓰는지를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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