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1300 하회..4일 만의 ↓

[뉴욕마감]나스닥 1300 하회..4일 만의 ↓

정희경 특파원
2002.10.23 05:49

[뉴욕마감]4일만에 하락

[상보] "증시 흐름을 예측하려 들지 말라. 하루 등락 요인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시장이 모멘텀 투자에 이끌리고 있어 그 방향을 종잡기는 힘들다. 상승과 하락은 종종 프로그램 매매 등에 의해 극단으로 치닫고, 다우 지수가 하루 200포인트씩 오르고 내리는 일은 일상화했다. 개별 종목의 등락은 내재가치와 무관한 듯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타이밍을 잡고 투자할 경우 다치기 십상이다. "

워싱턴 포스트지의 앨런 슬로언이 22일(현지시간) 쓴 개장전 코멘트다. 그는 미 증시의 최근 움직임이 자신이 70년대 일하던 디트로이트 날씨와 비슷하다고 서두를 열었다. 당시 "5분만 기다려, 날씨가 바뀔 테니까"가 관행이었으나 요즘 투자자들의 심리는 그렇게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가 올 확률이 60%이며 눈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는 일기 예보에 빗대 "침체장이 끝날 가능성이 51%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말을 맺었다.

미국 주식시장은 이날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기술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가 불거지면서 4일 만에 하락했다. 최근 2주간의 랠리를 지속시킬 정도로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 부각됐다. 그러나 엄밀하게는 모멘텀에 이끌려 기술적으로 급등했었다는 점을 재확인시켜 준 하루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전약 후강'으로 전날 랠리가 이어진 게 씨티그룹과 IBM 등이 실적 목표를 달성한 데 따른 상승 모멘텀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전날 215포인트 급등하며 8500선을 돌파했으나 이날 곧바로 8500선을 상실했다. 출발은 약세였다. 이어 오후 한때 8400선까지 무너졌다. 다우 지수는 막판 낙폭을 줄여 88.08포인트(1.03%) 떨어진 8450.16으로 마감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실적 경고 여파로 반도체주들이 급락하면서 16.87포인트(1.29%) 하락한 1292.80을 기록, 1300선을 하루 만에 잃어 잃어버렸다. S&P 500 지수는 9.56포인트(1.06%) 내린 890.16으로 장을 마쳤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제약, 정유 등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반도체주는 실적 둔화 우려가 악재가 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1% 급락한 265.07을 기록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전날 장 마감후 3분기 흑자전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PC 시장 위축으로 인해 4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직원 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여파로 18.2% 급락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내년 자본투자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2% 떨어졌다. BOA증권은 인텔의 내년 자본투자 규모를 당초 40억 달러에서 30억~35억달러로 하향 전망했다. 인텔의 마진 축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 투자 축소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세계 최대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인 타이완 세미컨덕터(TSMC)는 3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크게 늘어났으나 전분기 보다는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TSMC는 매출이 내년 2분기 전까지 바닥을 칠 것으로 전망했으나 주가는 주식예탁증서(ADR)기준으로 7% 하락했다.

정유주들은 유가가 7주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엑손 모빌은 2.3% 떨어졌다. 제약업체들도 실적 부진으로 하락했다. 리스는 소송비용 등으로 3분기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 3.6% 내렸다. 존슨 앤 존슨은 신약 신청서에 흠결이 있다는 식품의약청의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이 나돌면서 2.1% 하락했다.

개별 종목 별로는 실적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 킴벌리 클락은 3분기 순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힌 여파로 10% 급락했다. 특송업체인 UPS는 3분기 순익이 목표치에 이르지 못한 데다 경제 둔화로 4분기 순익도 부진할 수 있다고 경고, 2.9% 하락했다. 반면 맥도날드는 3분기 순익이 기대치에 부응한 데다 배당을 4.4% 높이고 내년 5억 달러 이상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 3.5% 상승했다.

한편 이날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5억7800만주 , 나스닥 17억1100만주로 전날과 비슷했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배 가까이 앞선 가운데 내린 종목의 비중은 각각 68%, 52%였다.

채권과 달러화는 혼조세였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25%로 하락한 반면 30년물의 경우 5.16%로 높아졌다. 엔/달러 환율은 125.07엔으로 125엔을 다시 넘어섰다. 유로화는 97.20센트에서 97.87센트로 상승, 달러화는 유로화에 약세였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도 실적 부진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하락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36% 떨어진 4118.90으로 마감했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14% 내린 3121.01을 기록했다. 프랑크 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86% 급락한 3155.97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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