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마이크론의 꼼수

[기자수첩]마이크론의 꼼수

이정배 기자
2002.11.04 13:20

[기자수첩]마이크론의 꼼수

`경쟁자를 죽여 7분기 연속적자를 탈피하자.' 세계 2위의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이 한국반도체업체들을 제소했다.

이번 마이크론의 요구는 자신이 맞은 총체적 위기를 하이닉스를 속죄양으로 삼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크론이 정부보조금을 문제삼은 것은 이미 2여년전부터 시작된 일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하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더니 인수가 무산되고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정부보조금문제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정작 마이크론자신도 이탈리아, 싱가포르 등에 있는 공장설비확장을 위해 두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또 한국반도체업계의 불공정행위를 제소했으나 정작 자신도 공공연한 불공정행위로 미국법원에 피소된 상태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칩 판매 및 가격책정 과정에서 `셔먼 반독점법' 등 관련법을 위반한 혐의로 제소됐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과 올 초 감산 및 인위적 가격인상에 극비 합의했을 뿐 더러 가격담합행위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자기가 살겠다며 자기의 허물은 외면하고 다른 이를 걸고 넘어선 셈이다.

마이크론의 현실은 7분기 연속적자로 신규 설비투자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DDR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공정전환도 아직 이뤄내지 못한 상태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고 DDR D램 양산에 들어간 업계 3위 하이닉스보다 나쁜 상황을 맞고 있다. 마이크론은 현재 범용 싱크로나이즈D램(SD램)에서 계속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시황이 DDR D램 생산공정을 갖춘 국내업계에 유리한 국면으로 흐르는 만큼, 우리도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쳐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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