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이라크전 우려로 급락

[뉴욕마감]이라크전 우려로 급락

정희경 특파원
2002.11.12 06:28

[뉴욕마감]이라크전 우려로 급락

[상보] 미 재향군인의 날인 11일(현지시간) 이라크전 우려가 높아지면서 뉴욕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시월의 랠리가 지난 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등에도 멈추며 랠리 지속에 회의론이 제기된 가운데 불거진 이라크전 우려는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휴렛팩커드(HP)의 최고경영자인 마아클 카펠라스의 사임 소식으로 기술주가 하락하면서 낙폭을 늘려나갔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낮 12시를 지나며 8400이 무너졌다. 다우 지수는 이후 8400선을 회복했다 이라크 의회 지도자들이 유엔 결의안 거부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에 낙폭을 늘렸다.

다우 지수는 178.18포인트(2.09%) 하락한 8358.95로 장을 마감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컴퓨터 및 반도체의 부진 속에 40.15포인트(2.95%) 급락한 1319.13을 기록, 1300선이 위협받게 됐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8.56포인트(2.07%) 하락한 876.18로 장을 마쳤다. 3대 지수는 이로써 3일 연속 하락했고, 이는 지난달 7일 이후 처음이다.

앤더슨 앤 스트루드윅의 투자 전략가인 켄트 엥겔케는 이라크전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주 FRB의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는 점도 불안감을 높였다고 전했다. 미국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 등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라크 의회의 주요 지도자들은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결의안이 국가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수용할 수 없다며,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이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의회는 12일 회의를 속개, 결의안 수용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후세인 대통령은 앞서 의회에 이라크의 공식적인 입장에 대한 권고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라크는 8일 승인된 유엔 결의안에 따라 그 수용여부를 15일까지 밝혀야 한다. 이라크가 이 결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실상 전쟁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의회가 이를 받아들이도록 권고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한편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유엔이 이라크의 무장해제에 실패할 경우 모든 군사력을 동원, 제압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이 미국인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군사 행동에 나서게 되면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와 이라크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가운데 유가는 급등하고 달러화는 하락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2개월래, 유로화에 대해서는 3개월래 각각 최저 수준에 거래됐다.

반도체주들은 메릴린치의 유명 애널리스트인 조셉 오샤가 인텔의 추가 가격 인하 를 전망한 게 부담이 돼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61% 떨어진 283.10을 기록했다. 인텔은 3.6% 떨어졌고, 경쟁업체인 AMD는 1.6% 하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9.5% 급락했다.

HP는 합병 파트너인 컴팩 최고경영자 겸 회장을 지낸 카펠라스가 다른 자리를 찾아 떠난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 11% 급락했다. 다우 편입 종목인 HP의 급락은 지수를 끌어내렸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고용자 재보험 부문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3.5% 하락했다.

맥도날드는 메릴린치가 올해와 내년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3.6% 떨어졌다. 메릴린치는 시장점유율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지난 주 실적 경고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용평가사인 S&P는 맥도날드 등급 하향을 경고했다.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은 도이치 뱅크가 상승 잠재력에 한계가 있다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 5.3% 떨어졌다.

에너지주는 샌프란시스코 법무부가 무더기로 소환장을 발부, 대상업체인 듀크 에너지와 윌리엄스가 각각 7%, 18% 떨어지는 등 줄줄이 급락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모기업인 UAL은 직원들이 구조조정 계획안에 동의했다는 소식에 8% 급등했다.

이밖에 스타벅스는 골드만 삭스가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춘 가운데 3.5% 하락했다. 골드만 삭스는 10월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했다면서, 주가 수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채권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거래는 크게 한산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1억500만주, 나스닥의 경우 12억5800만주가 거래됐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3배 가까이 많은 가운데 내린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7%, 72%였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오후 낙폭 만회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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