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상보]뉴욕 주식시장이 13일(현지시간) 이라크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 수용 발표에도 혼조세로 마감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회 증언은 시장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라크의 결의안 수용이나 그린스펀 의장의 낙관론은 어느 정도 예상돼 왔던 때문이다. 시장은 대신 씨티 그룹과 머크의 악재, 주 후반 예정돼 있는 경제지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적극적인 매수는 자제했다.
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이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을 수용키로 결정했다는 소식 직후 증시는 상승 반전했다. 전날 이라크 의회가 결의안 거부를 권고, 전쟁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하루 만에 이런 우려가 진정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을 예상하며 공매도 했던 투자자들이 숏커버링에 나선 게 반등을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증시는 이후 마감이 다가오면서 하락 반전하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라크가 결의안 수용 의사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하면서 대량 살상 무기가 없다고 강조한 데다 유엔 무기사찰단에게 충실히 협조할 지가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오후 2시 30분께 하락 반전했다 막판 재반등한 끝에 12.49포인트(0.15%) 오른 8398.49로 마감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하락 반전 후 곧바로 반등, 11.71포인트(0.87%) 상승한 1361.27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0.42포인트(0.05%) 내린 882.53으로 장을 마쳤다.
관심을 모았던 그린스펀 의장은 경제에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제가 상당한 내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 후, 지난 주 예상보다 큰 폭 금리를 인하한 것은 점증하는 위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침체와 전쟁 우려가 성장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금리 인하가 효과를 발휘해 경제는 이번 부진에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다만 기업들의 투자 억제가 지속되고 있고, 회계 스캔들과 지정학적 위험 고조가 성장을 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OA 증권의 투자전략가인 토마스 맥매너스는 시장이 매우 불규칙하며, 여러 요인들이 나와 있기 때문에 그린스펀 의장에 굳이 주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린스펀 의장은 올 봄과 여름 지나친 낙관론을 견지, 신뢰도가 예전 같지 않으며 이날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라크의 발표도 반짝 호재였으나 상승세를 지속시키지 못했다. 한 전문가는 이라크의 유엔 결의안 수용 발표 직후 숏커버링 매수가 많이 나왔다며, 그러나 전반적인 매수세가 살아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전날 아랍권 방송인 알자지라가 오사마 빈 라덴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최근 테러를 찬양하는 내용의 육성 녹음을 방송, 테러 위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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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항공, 하드웨어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금 정유 제약 등이 약세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41% 오른 295.65를 기록했다. 최대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장 마감 직후 8~10월 분기 흑자 전환을 발표하고, 순익도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장중 2.5% 하락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1.8% 올랐으나 경쟁업체인 AMD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각각 0.6%, 5.4% 하락했다.
이날 씨티 그룹은 계열 살로먼 스비스 바니의 텔레콤 담당 애널리스트였던 잭 그룹먼의 이메일 내용이 공개되면서 3.8% 하락했다. 그룹먼은 지난해 작성된 이메일에서 AT&T의 투자 의견을 조정한 것은 투자 은행 업무를 확보하기 위한 게 아니라 샌디 와일 회장이 사내 파워게임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요청한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씨티 그룹은 이를 부인했으나 와일 회장의 입지를 좁혔다는 지적이다.
제약회사인 머크는 법무부가 마케팅 및 판매 관행과 관련해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게 알려지면서 3% 하락했다. 전날 연방 대배심으로부터 소환장을 받은 쉐링 플라우는 4% 떨어졌다.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는 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웃돌고, 이번 분기 매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 1.9% 상승했다. 이밖에 최대 컴퓨터 업체인 IBM은 애널리스트 모임을 앞두고 소폭 상승했다.
한편 채권은 강세였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84%로 전날 보다 소폭 하락했다. 달러화도 상승했다. 반면 국제 유가는 이라크 결의안 수용이 수급 불안 우려를 진정시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