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적 경고에 나스닥 급락
[상보] 미 증시가 쏟아지는 악재로 최근 5일장 가운데 4일 떨어졌다.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의 무기 보고서에 하자가 있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실적이 부진하거나 이를 경고한 기업들이 잇따랐다. 유가는 급등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하면서 투자자들은 매수할 의욕을 보이지 않았다.
뉴욕 증시는 18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의 전날 실적 부진 여파로 전날에 이어 하락 출발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오전 11시께 8407까지 떨어지며 8400선이 위협받았다. 이후 낙폭을 줄이기도 했으나 막판 다시 기력을 잃으면서 '산타 랠리'에서 멀어져 가는 모습이었다.
다우 지수는 88.04포인트(1.03%) 하락한 8447.35로 장을 마감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오전의 부진을 거의 만회하지 못한 채 30.55포인트(2.19%) 급락한 1361.50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1.87포인트(1.31%) 내린 891.12로 장을 마쳤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가 증폭된 하루 였다. 경기에 민감한 D램 반도체 업체부터 비디오 대여 업체에 이르기까지 여러 업종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
우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전날 장 마감후 9~11월 회계연도 1분기에 주당 52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주당 23센트의 손실 보다 배 이상 악화된 것이다. 매출 역시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8억500만 달러 보다 크게 낮은 6억8500만 달러에 그쳤다.
비디오 게임 제조업체인 액티비전도 연휴 매출 부진을 이유로 주당 순익이 60센트로 기대치(77센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비디오 대여 체인인 블록버스터는 올해 주당 순이익이 1.03~1.10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주당 1.31달러로 예상한 애널리스트들의 눈높이 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 특송업체인 페덱스와 시어리얼 제조업체인 제너럴 밀스는 분기 실적이 목표는 달성했으나 향후 전망이 그다지 밝지 못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는 평가다. 금융회사인 콘세코가 전격 파산 보호를 신청한 것도 콘세코는 자산을 기준으로 할 때 월드컴과 엔론의 뒤를 잇는 대규모 회사다.
유가는 이라크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베네수엘라 파업 사태가 계속된 여파로 배럴당 31달러 선을 넘어서며 2년래 최고치를 보였다. 애리 플라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라크의 보유 무기 보고서가 하자가 있다고 밝혔고, 영국 외무부도 불충분하다고 발표했다. 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제임스 펄슨은 이라크전 우려가 최근 시장의 또 다른 하락 요인을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전 우려는 주식은 물론 채권, 환율, 상품 모두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런 악재들은 경제 회복의 관건인 소비 부진 우려까지 맞물려 투자 심리를 크게 냉각시켰다. 앞서 주요 소매점들은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대니얼 배리는 최근 추세로 볼 때 올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의 매출이 10년내 가장 부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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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실적 부진이나 이를 경고한 업체들이 속한 곳이 큰 폭 하락했다. 항공, 네트워킹, 하드웨어, 인터넷 등도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마이크론이 포함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12% 급락한 297.80을 기록, 300선이 무너졌다. 마이크론은 22.6% 폭락했다. 이날 신용평가회사인 S&P는 마이크론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조정했다. 반도체시장 여건이 당분간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과 마이크론의 순익 악화 압력을 감안했다고 S&P는 설명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경쟁업체인 AMD도 각각 4.1%, 8% 떨어졌다.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도 각각 4.5%, 5.7% 하락했다. 실적 부진을 경고한 액티비전과 블록버스터는 각각 19%, 32% 급락했다.
최대 금융 그룹인 씨티는 보고서의 이해 충돌 문제와 관련해 당국과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 0.1% 상승했다. 씨티는 투자자들에게 사과하는 선에서 3억5000만 달러의 벌금을 내는 선에서 사건을 수급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최고경영자인 샌디 와일 히장이 별도의 제재를 받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오브뉴욕은 최근 파산 보호를 신청한 UAL의 불똥으로 3억9000만 달러의 충당금을 샀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15% 급락했다. UAL은 6.3% 상승했다. 금주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베어스턴스는 비용절감 노력으로 순익이 증가했다고 발표, 0.3% 올랐다.
한편 거래량은 전날 보다 늘어났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3억8100만주가, 나스닥에서는 15억100만주가 거래됐다. 하락 종목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뉴욕증권거래소 77%, 나스닥 87%였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 역시 반도체 주를 중심으로 이틀째 하락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이 시장 부진을 이유로 감원 등 추가적인 비용절감에 나서겠다는 발표도 반도체 전망을 어둡게 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88% 내린 3835.20으로 마감했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95% 하락한 3077.39를 기록했다. 프랑크 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74% 떨어진 3022.69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