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기술주 선전..블루칩 약세

[뉴욕마감]기술주 선전..블루칩 약세

정희경 특파원
2002.12.24 06:20

[뉴욕마감]기술주 선전속 혼조

[상보] 미국 주식시장이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23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블루칩들이 이라크 전 우려 속에 약세를 보였고, 기술주들은 반도체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강세를 유지했다. 거래량은 적었고, 하락도 미미해 시장은 횡보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오전 한때 상승 반전하기도 했으나 오후 1시부터 약세로 돌아섰다. 결국 18.03포인트(0.21%) 떨어진 8493.29로 마감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시종 상승권에 머물렀고, 오후 오름폭이 다소 줄어들기도 했으나 18.64포인트(1.37%) 상승한 1381.69를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62포인트(0.18%) 오른 897.3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악재는 이라크전 우려였다. 미국과 이라크의 갈등이 고조되고, 베네수엘라 파업이 22일째를 맞으면서 유가는 급등, 경제 전반의 불안 요인으로 부각됐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공급 부족분을 메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까지 겹쳐 2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2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1.45달러 급등한 31.75달러를 기록, 32달러에 근접했다. 금값 역시 온스당 345달러를 넘어서며 6년래 최고 수준에 다가섰다.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가 최근 당국과 타결된 투자자 오도 사건 등과 관련해 4분기 13억 달러의 특별 비용을 반영키로 해 순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관련주에 부담을 주었다. 또 연말 소매 판매 부진이 예상되면서 소매업체들도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다소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UBS의 투자전략가인 트레이시 에힐러는 시장이 연말까지 횡보를 하되 내년에는 8.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AG에드워즈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알프레드 골드만은 이날과 다음날 증시가 연말까지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며, 시장이 매우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랠리가 내일까지는 시작돼야 하는데 이라크 상황이 곧 진정되지 않으면 연말까지 횡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기술적 분석가인 제프리 디그라프는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지만 최악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증시의 3년 연속 하락은 경제가 쉽게 치유될 수 없는 구조적인 변화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4년 연속 하락이 1803년 이후 단 한 차례 있었고, 대선을 앞둔 해에는 통상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 내년 상승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으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지난해 이맘 때 3년 연속 하락이 1929~33년을 제외하고 4차례에 불과했다는 점이 부각됐으나 올해 '이례적이라는' 3년째 하락이 불가피하고, 4년차의 평균 상승률이 5.5%에 불과해 과거 평균 수익률에 못미친다는 것이다. 또 선거 전 해의 수익률은 변동성이 평균 치를 넘었다고 그는 강조했다.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11월 개인소비는 예상대로 0.5% 증가하며, 지난 7월 이후 4개월래 최대폭 증가했다. 11월 개인소득은 0.3% 늘어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또 미시건대 12월 소비자신뢰지수(확정치)는 86.7으로 잠정치인 87.0을 하회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86.6을 소폭 웃돌았다. 11월 지수는 84.2였다.

업종별로는 금 네트워킹 인터넷 반도체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은행과 설비주는 약세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7% 상승한 306.02를 기록,300선을 회복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경쟁업체인 AMD는 0.9%, 2.4% 올랐다.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는 각각 4.4%, 4.8%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0.2% 올랐다.

씨티 그룹은 13억 달러의 특별 비용 계상하는 것외에, 기업 대출 부문의 리스크를 감안해 2억 달러의 현금을 유보할 것이라고 밝힌 게 부담으로 작용 1.5% 떨어졌다. 씨티 계열인 살로먼 스미스 바니는 투자자 오도 혐의와 관련해 4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골드만 삭스와 메릴린치는 각각 1.5%, 0.5% 떨어졌다.

세계적인 포털인 야후는 인터넷업체인 잉크토미를 2억3500만 달러에 현금 인수키로 했다고 밝힌 가운데 3.5% 상승했고, 잉크토미는 36% 급등했다. 아마존은 1.4%, 이베이는 0.06%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조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소식으로 1.9% 상승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MS가 내달 중 EU와 함께 합의 도출을 위한 최종 조율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이탈리아의 자동차업체인 피아트가 보유중인 GM 지분 5%를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속에 0.7% 떨어졌다. GM은 이와 별도로 도요타 자동차와 휘발유 및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SUV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

월마트는 12월 동일점포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2.5% 떨어졌다. 월마트는 지난 주 동일점포 매출 증가율이 12월 전망치인 3~5%의 하한 범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또 월마트의 할인점 사업부문인 '샘스클럽'의 12월 동일점포 매출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달 할인점 매출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같은 업종의 페더레이티드 백화점은 3.7% 하락했다.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은 도이치뱅크의 투자의견 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 도이치뱅크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맥레이는 "록히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내년 1분기중으로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방산업체의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투자등급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한편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0억9400만주, 나스닥 11억7300만주 등으로 부진했다. 뉴욕 거래소에서는 하락 종목이 전체의 54%를 차지한 반면 나스닥에서는 상승 종목이 전체 거래량의 71%에 달했다. 채권과 달러화는 모두 약세였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97%로 높아졌다.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 모두에 하락했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도 혼조세를 보였다.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1.21% 상승한 3936.90으로 마감했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15% 오른 3087.62를 기록했다. 반면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0.77% 떨어진 3000.84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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