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참여정부와 주가

[기고] 참여정부와 주가

2003.03.05 12:15

[기고] 참여정부와 주가

대다수 보통사람들의 희망을 안고 참여정부가 출범했지만, 주식시장은 침체상태를 벗어날 희망을 보이지 않고 있다. 증시 진작책을 만들던 정책당국자들은 이제는 미국과 이라크 전쟁이 빨리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미국과 이라크 전쟁 등 한국경제 밖의 악재들이 해소된 뒤 서울증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는 데 있다. 5년전 국민의 정부는 외환위기라고 하는 단군이래 최대 악재를 안고 출발했지만, 출범 초기부터 서울 증시가 전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될 수 있는 굵직한 재료들을 주기적-단계적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투자자들을 들뜨게 했었다.

이에 비해 참여정부는 동북아 경제중심 등 몇 가지 구상을 제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투자자들을 움직일 정도의 구체성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스스로의 컬러를 잃지 않으면서도 서울 증시에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마도 노 대통령 주변 경제참모들의 주요한 고민꺼리일 것이다.

참여정부는 초단기적 인기관리를 위해 인위적 주가부양책은 결코 쓰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주변국들과 외교적 이견 해소를 위해 그동안 밝혀 온 기본 정책방향을 바꿀 것같지도 않기 때문에 증시 내외의 불안정 요인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대다수 보통사람의 재산 증식통로이자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한 투자자금이 조성되고 배분되는 증시 활성화문제는 당분간 미뤄둘 수밖에 없는 과제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참여정부가 스스로의 컬러를 굳게 지키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구체화하고 이것이 시장에서 평가받기 시작하면 서울 증시는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민의 정부는 국민의 정부다운 정책으로 높은 점수를 따다가도 전시효과에 급급하여 구태를 답습한 경우가 없지 않았는데, 이런 무리한 정책추진의 소산이 참여정부가 해결해야 할 부채로 남아 있기도 하다.

문제는 참여정부의 컬러가 그 동안 역대 정부들이 가져보지 못한 색깔이라는 데 있다. 이는 참여정부의 컬러를 경제정책수단으로 구현하는 노하우들이 축적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그러다 보니 참여정부에 참여한 분들이 구상하고 있는 정책 중에는 개발경제시대의 정부정책 같은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우리보다 앞서간 나라들도 아이디어 단계에서 검토중인 것도 있다고 한다.

뒤섞여있는 정책수단들을 정리하여 체계를 갖추는 데 참여정부 1기 경제팀은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사람마다 시각도 다르고 중시하는 것도 다를 것이므로 실무적 조정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복잡한 경제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고 한국 경제 및 서울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방법은 역시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가진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기존의 경제문제는 해결된다기보다는 다른 경제문제로 대체되거나 묻혀지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클린턴 시대의 뉴이코노미가 굴뚝경제의 문제점을 밀어냈고, 국민의 정부에서도 벤처 열풍이 한국 경제의 흐름을 바꿀 뻔한 적이 있었다.

따라서 참여정부는 이왕에 알려진 문제들을 하나 하나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바꿀 새로운 경제운용 방식을 강구하고 펼쳐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노 대통령을 지지한 대다수 보통 사람들이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경제발전의 주역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묘안은 없을까?

지금 서울 증시의 투자자들은 적어도 5년, 길게는 수십 년간 한국경제를 잘 굴러가게 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원하고 있다. 그것은 몇몇 지역, 몇몇 산업, 몇몇 기업만이 각광을 받는 소위 ‘선택과 집중’ 방식은 아닐 것이다. 이 방식의 한계와 폐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참여정부가 제시한 경제운용의 새 패러다임이 시장에서 평가를 받게 되면 서울 증시가 희망의 증시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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