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리경영" 새바람

[기고]"윤리경영" 새바람

성의경
2003.03.06 11:56

점심[기고]"윤리경영" 새바람

올들어 기업사회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윤리경영이다. 웬만한 기업이면 대개 윤리경영 전담 부서를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다. 물론 CEO의 의지가 반영되고 있으며, 전사원 참여로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분명한 원칙 아래 윤리강령과 행동지침을 제정, 사원들의 준수 서약을 받고 기업 내부만이 아니라 협력 업체 등에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의 이같은 분위기를 혹자는 정권 교체기의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도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 지난해 미국 엔론·월드컴 등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기업의 신뢰가 땅에 떨어짐으로써, 투자 부진과 함께 세계 경제 침체를 초래했고, 이를 계기로 기업 경영인들의 윤리의식이 크게 촉구되고 있다.

 

회계 부정은 스톡옵션과 연관이 컸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차입·분식 경영으로 회사는 골병이 들고 있는 데도 경영진은 스톡옵션 등 각종 혜택을 누리며 허장성세를 했던 것이다. 연초에 월드 이코노믹 포럼(WEF)이 올해의 화두를 「신뢰 구축」으로 삼은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이같은 환경에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업의 윤리경영 운동이 일기 시작했다.

 

비단 투명경영만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키 위한 환경보전, 이웃에 대한 봉사활동, 그리고 이익의 사회환원 등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사원들의 봉사활동을 평점화하여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올들어 신산업경영원이 국내 최초로 선정·시상한 한국윤리경영대상의 경우를 보면, 대부분 수상 기업들이 중견급으로 외형 규모보다는 내실 있는 기업문화를 꾸준히 가꿔 온 기업들임을 알 수 있다.

 

20년 동안 숲가꾸기 운동을 국내는 물론, 북한 등 동북아 지역을 무대로 전개해 온 유한킴벌리나, 충실한 사원복지 제도와 함께 지역사회의 복지시설을 꾸준히 지원해 온 대덕전자, 학술·장학금과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회사 이익을 환원시켜 온 세아제강 등이 모두 이같은 사례들이다.

 

이들은 누가 이를 시켜서 한 것이 아니다.

기업이 성장의 토대가 된 사회를 생각하고, 무언가 베풀고 보답해야겠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같은 활동이 기업의 가치를 더욱 높여 남다른 성장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윤리경영이야말로 차별화된 기업 경쟁력의 핵심인 것이다.

 

최근 기업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많은 기업들이 시민단체에 의해 제소됐으며, 국내 제3위의 그룹 회장이 수감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게다가 새 정부 인사들은 입을 열 때마다 기업을 닥달하겠다는 소리를 하곤한다.

 

노자는 일찍이 『하늘의 그물은 엉성한 듯해도 만물을 빠짐없이 포용한다』고 말했다. 그 대신 법과 제도는 아무리 치밀하고 엄격하게 운용된다 하더라도 만전을 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윤리의식이 필요하고, 자주적으로 윤리경영 운동을 전개하여 기업의 순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제 1만 달러 이후 시대, 21세기의 지식기반 사회를 충실하게 꾸려 가기 위해 윤리경영 운동을 범국민적 차원에서 적극 전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업을 미워할 게 아니라 기업을 북돋아 줌으로써 기업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추 엔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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