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이라크에 표류,추가 하락
[상보] 뉴욕 주식시장이 11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의 매수를 자극할 만한 호재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약세를 이어가 5개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과 영국이 제출한 이라크 결의안 표결이 연기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쟁불안감을 일시 누그러뜨리며, 오전 반등을 이끌었으나 오후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미국 등은 당초 17일로 못박은 이라크 무장해제 시한을 조금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프랑스 등이 요구한 45일은 아니어서 유엔 안보리내 이견은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의 실적 부진 경고를 비롯해 기업에서 나온 악재들도 반등을 억지했다.
증시는 일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장중 강보합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마감 1시간을 남기고 하락세로 방향을 튼 후 낙폭을 늘려나갔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44.12포인트(0.58%) 떨어진 7524.06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90포인트 하락한 1271.47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6.75포인트(0.84%) 내린 800.73으로 800선에 간신히 턱걸이 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시장의 거래량은 각각 14억300만주, 12억3500만주로 전날보다 늘어났고, 두 시장의 하락종목 비중은 70%와 61%로 낮아졌다.
국제유가와 금값은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비공식 회의를 통해 현재 석유 공급이 충분하다며 생산량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미국은 수급 불안정이 발생할 경우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수급에 이상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4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54센트 떨어진 36.74달러를 기록, 36달러대로 밀렸다.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역시 24센트 하락한 32.68달러에 거래됐다. 금 4월 인도분은 온스당 4.20 달러 내린 350.60달러를 기록했다.
이라크 사태를 둘러싼 막판 혼미에도 불구하고 '전쟁=랠리'의 낙관론은 이날도 제기됐다. 모간스탠리의 투자전략가인 바톤 빅스는 "세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는 매우 힘든 시기"라고 전제한 후 "그러나 증시는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주가는 적정하고, 유럽 일본 신흥시장은 싼 편이라면서, 침체장의 바닥에는 언제나 극독의 비관이 집중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지정학적 위기나 경제 불안 등이 짓누르고 있으나 이 과정을 거치면 증시의 랠리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매수가 일단 재개되면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커버링이 강력한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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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라크 혼선외에 경제적으로 좋은 뉴스는 나오지 않았다. 1월 도매 판매는 예상보다 늘어났으나 도매 재고는 3개월만에 감소, 기업들이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 까지는 재고를 늘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업종별로는 항공, 제약, 금융 등이 약세를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편입종목간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0.01% 내린 279.05를 기록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 0.13% 떨어졌으나 경쟁업체인 AMD는 1% 올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84% 상승했고, 장비주들도 강세였다.
노키아는 1분기 네트워킹 부문의 부진으로 인해 매출과 순익이 당초 목표치의 하한선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 유럽 텔레콤주를 끌어내렸으나 미국주식예탁증서는 1% 올랐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눈높이가 이미 하향조정된 때문으로 풀이됐다.
항공주들은 전쟁 우려에 발목이 잡혔다. 미항공운송협회는 이라크전이 발발하면 업계 손실이 40억 달러 추가로 늘어나고, 7만명을 더 감원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협회는 이 경우 올해 미 항공업계의 손실은 107억달러에 이른다며, 의회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40억 달러의 지원을 요청했다. 최대 항공업체인 아메리카 에어라인의 모기업인 AMR과 델타 등은 31%, 22% 급락했다. 아멕스 항공지수는 9.9% 떨어졌다. 구조조정 계획 마련이 늦어지고 있는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모기업 UAL은 파산 보호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가운데 2% 내렸다.
제약주들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베이트 관행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게 악재로 작용, 줄줄이 하락했다. 킹 파머큐티컬은 SEC로부터 가격책정과 리베이트와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다는 소식에 24% 급락했다.
세계 2위의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골드만삭스가 매출 부진을 예상하면서 5.3% 하락했다. 또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가 광고대행사 선정과 관련해 내부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편 유럽 증시는 전날 급락세에서 벗어나 혼조세로 마감했다.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16.70포인트(0.49%) 오른 3452.70을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의 CAC40지수는 20.19포인트(0.80%) 내린 2493.42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지수는 23.74포인트(1.02%) 하락한 2305.30으로 각각 장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