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축은행 여전히 私금고
상호신용금고가 저축은행으로 재탄생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과거의 부실과 불신을 털어내고, 은행급 대우를 받으며 그에 합당한 신뢰도와 신용을 쌓으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저축은행 사태를 보면 이같은 바램이 '한 여름 밤의 꿈'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지난달 분당의 좋은저축은행은 금감원으로부터 임원진 전원 교체 명령을 받았다. 무리한 소액대출 팽창에 따른 부실화, 이를 만회하려는 경영진의 무리한 대출, 이 과정에서 법을 위반해 가며 동일인 여신한도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일 경북의 김천저축은행은 아예 영업정지를 당했다. 대주주가 바뀐 지 불과 5개월만의 일이다. 김천저축은행은 대주주가 바뀐 지난해 10월 BIS비율 11.46%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금감원 검사에서 밝혀진 김천저축은행의 BIS비율은 -37%에 달한다. 김천저축은행이 부실해진 것도 무리한 대출이었다. 8%에 달하는 금리를 제공하며 예금을 유치했고 이를 바탕으로 무리한 신용대출을 일삼았다. 부채초과액이 291억원에 달하고, 수신액보다 많은 여신을 풀었으니 눈감고 대출을 해준 꼴이다.
법을 위반하며 대출을 해주는 것이니 경영진이 개입하지 않았을 리 없다. 대출심사자가 자기 책임을 무릅쓰고 법을 위반했을 리 없기 때문이다. 이들 저축은행의 대주주와 경영진들은 개인금고에서 돈 꺼내듯이 선심을 썼다.
저축은행은 수신업무가 허용된 몇 안 되는 금융기관이다. 이 때문에 세금으로 예금에 대해 보호를 해주고 저축은행에 문제가 생기면 혈세를 투입한다.
그러나 아직도 저축은행 경영진들은 저축은행을 私금고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해 '은행'이 아닌 '금고'로 다시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때 무슨 변명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