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통업체 WCDMA 딜레마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WCDMA) 서비스를 반드시 해야 하나.’ WCDMA 서비스 연기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WCDMA 무용론’이 통신사업자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사업권을 획득했을 당시와 지금의 환경이 너무 달라졌기 때문에 굳이 WCDMA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가 우선이다. 2Ghz 대역에서 제공하고 있는 EV-DO나 앞으로 선보일 EV-DV를 제공하면 비용 절감이 되기 때문에 상황을 봐서 사업자 재량에 따라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신사업자들이 WCDMA 사업권을 획득하려 했던 이유는, 당시 세계 시장의 대세를 따름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열매’가 많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글로벌 로밍 서비스도 그 중의 하나였고 멀티미디어 화상통화도 그렇다. 그러나 글로벌로밍의 시장 기대감은 무너졌고 WCDMA에서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 기술이 EV―DO에서 구현되면서 회의론이 대두된 것이다.
어쨌든 당초 KTF와 SK텔레콤이 약속했던 WCDMA 상용서비스는 그 시기를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도 사업자들의 WCDMA 서비스 연기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조속한 시행을 원하는 단말기 및 시스템 업체들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단말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WCDMA 서비스를 늦추는 것은 세계 WCDMA 단말기 및 시스템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격”이라며 “당초 WCDMA 표준채택의 의미를 퇴색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WCDMA 서비스를 둘러 싼 업체들의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일은 3년후, 5년후 세계 시장에서 우리 통신산업의 ‘입지’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대한 사안이다. ‘CDMA 성공신화를 WCDMA로 잇겠다’고 주창했던 정통부가 ‘딜레마에 빠진 WCDMA 문제’를 어떤 식으로 슬기롭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