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강남구청의 무원칙 안전진단

[기자수첩]강남구청의 무원칙 안전진단

원종태 기자
2003.03.28 09:21

[기자수첩]강남구청의 무원칙 안전진단

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육안 안전진단 심의결과 발표 여부를 놓고 말들이 많다. 특히 강남구청측이 안전진단 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 발표를 미룬뒤 보인 일련의 모습들에 대해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4일 은마아파트 주민 2000여명은 강남구청 앞에서 대규모 항의 농성을 벌였다. 강남구청측이 안전진단 심의위원회에서 실시한 육안 안전진단 심의결과 발표를 오는 31일로 연기한데 대해 주민들이 실력행사로 맞선 것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측은 "자체적으로 전문기관을 선정해 24년차인 아파트의 각종 문제점을 검증했고, 그 결과에 대해 강남구도 일부 인정했다"며 "그런데도 구청측이 안전진단 결과 발표를 미룬 것은 통과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불과 일주일 후 발표될 결과를 기다리지 못한 채 항의 농성을 벌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강남구가 안전진단을 통과시켜주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인 것이다. 은마아파트는 이미 지난해 10월 안전진단 신청이 한차례 반려돼 주민들 사이에 재건축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태였다.

그러나 현행법상 구청측이 안전진단 결과를 조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안전진단 심의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대규모 농성이 있은 후 강남구의 태도변화다.

강남구는 농성 다음날 구청장과 은마아파트 주민 대표 간의 면담 자리에서 안전진단 통과를 긍정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안전진단 통과 결정권자인 심의위원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강남구가 권한 밖인 안전진단 통과에 대해 두번씩이나 주민들을 대상으로 월권을 행사했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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