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장통합,시장논리로 결정되야

[기고]시장통합,시장논리로 결정되야

강정호 선물거래소 이사장
2003.04.10 12:09

[기고]시장통합,시장논리로 결정되야

정부가 지주회사 방식으로 증권거래소, 코스닥, 선물거래소 등 증권관련기관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흔히 통합의 장점으로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를 든다. 유사사업의 경우 합병으로 중복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인력의 성력화를 통하여 중개회사 나아가 투자자들의 거래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주식시장과 선물시장은 운용실체 면에서 서로 많이 달라 통합 효과는 작은 반면 이제 막 급신장하고 있는 선물시장의 성장 기반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먼저 전산투자비용 축소여지가 많지 않다. 주식과 선물이 같이 거래되고 있는 증권거래소의 전산시스템을 보면 주식 선물 옵션 3개 시스템으로 구분 운용되고 있다.

통합이 되더라도 매매체결 원리가 서로 다른 3개 시스템은 하나로 통합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선물 청산은 일일정산(mark to market) 방식이기 때문에 매매시 계좌 대체하는 방식의 주식 결제 업무와 통합될 수 없다. 상품개발도 양시장이 달라 통합 효과가 없다.

주식시장에는 주식 단일상품이나 선물시장은 새로운 상품이 계속 나온다. 세계적으로는 2,000여 개가 있으며, 세계 1등 시장인 유렉스는 매년 30개의 신상품을 개발한다. 감리 기능도 주식시장은 개별주식의 주가 조작이 주대상인데 비하여, 선물시장에서는 거시경제 변수가 그 대상물이어서 조작의 가능성이 거의 없어 일반적인 통합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주식시장과 주식관련 선물시장간의 현선 연계감리의 필요성 때문에 통합을 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 주식?선물 모두 전산화 기반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이는 본질적으로 거래소간 통합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라기 보다는 정보공유시스템 구축 문제이다.

시장간 정보 공유가 잘 되고 있는 사례로는 미국의 ISG(Intermarket Surveillance Group)가 있다. 다수의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가참가하여 국내외 적으로 시장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통합된 금융감독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금감원 주도로 3개 시장의 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하여 참가기관이 필요한 만큼 공유하면 된다.

 

투자자의 관점은 어떠한가. 투자자의 편익증진과 거래비용감소가 통합의 1차 목적이 되어야 한다. 우리 나라는 증권회사에서 주식과 주식선물을 다 거래할 수 있다. 이번 시장체제 개편으로 거래절차 면에서 달라지는 것이 없다. 투자자, 중개기관과는 무관한 통합논의라는 이야기다. 통합의 장점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경쟁 환경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우리 나라는 증시 50년, 선물시장 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대외적인 경쟁에 노출되고 있지 않다. IMF 극복 과정에서 배운 우리의 교훈은 개개 구성요소가 건실하여야만 전체가 건실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앞으로 관련 기관들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 코스닥, 증권전산, 증권예탁원 등-의 운용 효율성이 통합에 따라 개선될 것인가 이다. 효율성 개선은 서비스의 질 개선, 비용감소로 이어져 중개회사 나아가 투자자의 이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개개 기관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증진시키는 것은 경쟁밖에 없다.

외부경쟁이 없는 우리 환경에서 주식회사화를, 주주에게 책임을 지는 실질적인 주식회사화를, 상장까지 포함, 빠른 시간 안에 도모하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일하는 방법을 보다 빠른 속도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어 나갈 수 있고, 경영 비효율성과 시장투명성 문제도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통합 여부는 시장원리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주식회사가 되고 주주들이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효율성 중심, 국제경쟁력 중심의 시장개편의 순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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