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어느 행장이 福將일까요
장수(將帥)들을 비교할 때 사람들은 흔히 용장(勇將), 지장(智將), 덕장(德將) 등으로 구분합니다. 요즘에는 기업을 이끌고 있는 CEO를 용장 지장 덕장으로 구분해 비교하곤 합니다. 선호도로 치면 용장이 가장 밑이고 그 다음이 지장이며 덕장이 최고로 꼽히지요.
그리고 하나 더하자면 복장(福將)이 있습니다. 운이 좋아 싸움에 번번히 이기는 장수가 복장인데 아무리 뛰어난 용장, 지장, 덕장도 복장을 당할 수는 없다는 거지요. 금융계에서는 요즘 은행장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두고 '복장론'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제2금융권 출신으로 은행장에 취임, CEO주가라는 말을 유행시키며 통합 국민은행장을 이끈 김정태 행장과 보람, 서울은행 등과의 합병을 통해 후발은행인 하나은행을 대형은행으로 키워낸 김승유 행장 등은 실력에다 운도 따르는 행장들이었고 그래서 `복장'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두 은행장은 카드사 부실,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행장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음으로써 요즘엔 "복이 다 한게 아니냐"는 소리까지 듣고 있습니다.
부장에서 행장 승진까지 13개월이란 기록을 세우며 IMF 외환위기 이후 비전을 찾지 못하던 은행원들에게 대표적 성공사례로 지목받았던 '행운아' 홍석주 행장도 한때는 `복장중의 복장'으로 간주됐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제대로 일할 기회 한번 못 갖고 조흥은행의 마지막 행장이 될 지도 모르는 비운의 은행장이 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반면 대기업 부실여신과 대손충당금 부담, 끊임없는 금융사고로 부도덕 이미지까지 겹쳤던 우리은행의 이덕훈 행장은 지난해까지 부실을 모두 털어내고 카드사를 분리시킨 데 힘입어 1분기 은행권 최고의 흑자를 냈습니다. 이 행장 스스로는 자신의 이름에도 있는 덕(德)자를 좋아해 `덕장'으로 불리기를 바란다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덕훈 행장이야 말로 지금와서 보면 `복장'이라고 말합니다.
이렇듯 은행장들이 처한 상황은 세상사가 그렇듯 늘 엎치락 뒤치락 하고, 그래서 누가 진정한 복장인지는 임기가 끝나봐야 알 수 있지만 신용카드 부실과 SK글로벌 처리 등 은행들이 직면한 문제들이 하루빨리 해결돼 모든 은행장이 복장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비단 기자만은 생각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