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퇴직하기엔 젊은 '사오정'

[현장클릭]퇴직하기엔 젊은 '사오정'

박정룡 기자
2003.06.17 12:42

[현장클릭]퇴직하기엔 젊은 '사오정'

요즘 ‘사오정’이란 말과 ‘오륙도’라는 말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습니다. 사오정이란 말은 정년이 45세라는 뜻이고 오륙도는 ‘56세까지 직장생활을 하겠다면 도둑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이지요.

 

직장인들이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을 대개는 우스개 소리로 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사오정과 오륙도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명예퇴직을 통한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45세이상 부서장급은 대부분 정리되는 추세니까요.

 

외환카드는 최근 구조조정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서장급 88명중 40명이 회사를 떠났습니다.말이 명예퇴직이지 사실상 나이순으로 정리했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이번 명퇴에서 안타깝게도 45세가 넘는 70년대 학번이 대부분 포함돼 최근 시중에서 유행하고 있는 사오정이라는 단어를 몸으로 체험해야 했습니다.

 

외환카드는 이번 명퇴로 54년생(50세)이 1명 남았고, 임원까지 포함하면 45세이상은 10여명도 안됩니다. 또 명퇴를 피해 살아남은 부서장급의 평균 나이는 43~44세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사오정과 오륙도라는 말이 우스개 소리가 아닌 현실이 된 것입니다.

 

국민카드 역시 지난주말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총 64명정도가 회사를 떠나게 됐습니다. 순수하게 지원자에 한해 명퇴를 받는다고 하지만 대부분 나이먹은 부서장급이 신청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4월중순 1차로 희망자에 한해 70여명의 명퇴를 받았는데 이때 명퇴를 신청하지 않은 나이먹은 부서장급은 회사측으로부터 상당한 압력을 받았습니다. 나이먹은 사람들이 젊은 사람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지요. 그래서인지 국민카드의 경우도 이번에는 56년생(48세)까지 명퇴를 신청했다고 합니다. 56년생까지 명퇴를 신청했기 때문에 국민카드 역시 임원을 제외하고는 50세 넘는 부서장급은 없습니다.

 

한편에서 보면 직장생활을 오래하고 경제적 기반을 닦은 부서장급이 젊은 직원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주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직장을 잃을 경우 상실감에 빠지는 것은 젊은 사람이나 나이 든 사람이나 같습니다. 45세쯤이면 자녀학자금 등 지출이 제일 많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나는 아직 젊고 일하고 싶다" "사회에서 쫓겨나듯 이렇게 퇴장하고 싶지 않다"는 어느 사오정 명퇴자의 말이 귓전을 맴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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