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고단한 4박5일이었습니다"
고단한 4박 5일이었습니다.
조흥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한지 정확히 47시간 50분만에 파업을 철회했습니다. 사실 농성은 17일 저녁부터 시작됐으니 60여시간동안 조흥은행 노조원들은 포근한 가정과 정든 일자리를 뒤로 한채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 몸을 뉘어야 했습니다. 제대로 몸을 씻지못해 일부 직원들은 알레르기로 고생했고, 5일간 밤을 꼬박 지샌 노조 간부들과 홍석주 행장의 눈은 붉게 충혈됐습니다.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교대로 밤샘 근무를 해야 했고, 마라톤 회의가 진행될라치면 문이 굳게 닫혀있는 회의실 앞에 죽치고 앉아 몇 시간이고 대기해야 했습니다.
최종 협상이 진행된 21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진 초긴장 상태였지요. 걸어잠근 회의실 문이 조금이라도 바스락거리면 회의장 밖의 70여 기자들이 일제히 일어나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바짝 긴장한 눈빛을 날려야 했습니다. 앉았다 일어서기를 수십번은 반복했을 겁니다.
기자들은 본점 3층 상황실과 1층 집회장, 6층 기자실을 연신 뛰어다니며 기사를 불러대야 했습니다. 노조 간부나 홍행장이 문 밖을 나설라치면 한마디라도 듣기 위해 뜀박질하며 소리를 쳐야 했습니다.
협상안의 내용 공개를 두고 시비도 붙었습니다. 노조가 협상 최종 타결전까진 협상안을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기자들의 취재와 통행을 전면 통제했기 때문이죠. 밤샘 취재로 지친 기자들과 밤샘 투쟁으로 지친 노조원들간 힘겨운 몸싸움이 이어졌습니다. 사수대를 동원해 기자들을 내쫓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도 이어졌습니다.
몇번의 위기 끝에 협상은 타결됐고 노조원들은 해산을 결심했습니다. 아쉬움에 탄성이 오갔지만 이젠 쉴수 있구나 하는 안도감도 있었을 겁니다.
최선의 안을 얻어내지 못한 아쉬움과, 4박5일간의 고단함에 여직원들은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106년 역사의 민족은행이 사라진다는 설움에 오열을 참지 못하는 중년의 은행원도 있었습니다. 강하게만 보였던 허흥진 노조위원장도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마지막 투쟁가를 제대로 끝맺지 못했습니다. 하늘을 올려 보며 흐르는 눈물만 훔쳐내더군요.허노조위원장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제자리로 돌아가 채우겠다고 했습니다.
온전한 성공작이 만들어질 것을 기대해 봅니다. 5년만 같았던 5일간의 고생이 헛되지 않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