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연봉5400만원의 배부른 투정

[광화문]연봉5400만원의 배부른 투정

김남인 부국장겸 산업부장
2003.08.04 13:03

[광화문]연봉5400만원의 배부른 투정

연봉이 5000만원쯤 되면 월급쟁이로서는 최상위소득에 속한다. 국세청의 분석결과 지난해 연봉 1억원이상인 근로소득자가 2만1000명 정도인 것에 비교해도 고소득층이 분명하다. 통계청이 조사결과 도시근로자의 가구당 평균월소득이 250만원 수준이고 최저임금(월56만7000원)에 있는 근로자가 103만명에 달하는 실정이고 괜찮은 월급쟁인게 분명하다.

 파업 장기화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현대자동차 근로자의 연봉(14년차 생산직기준)이 평균 5400만원이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이 정도 소득이면 웬만한 사업가 보다 낫은 수준이다.

 이런 노조원들이 6월20일이후 일손을 놨다. 이 기간중 제대로 일 한 날은 사흘 뿐이다. 임금인상 경영참여 주5일제 시행등을 요구하면서 잔업 및 특근거부,부분파업 전면파업을 반복,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함께 사회불안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파업으로 인해 생산및 협력업체 손실이 2조원이 넘고 수출차질도 7억달러에 이른다. 또 싼타페,그랜저XG,아반떼XD등 인기차종의 내수용 재고가 바닥난 상태다.정상가동이 된다해도 한달이상 기다려야 한다. 고객들이 경쟁업체와 수입차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뻔하다.특소세 인하의 특수기대를 고스란히 놓치는 꼴이다.여기에 수출은 선적할 차량이 없어 당분간 전면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노조가 현대차의 시장지배력을 믿고 단시간내 시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큰 오산이다. 현대차가 이미지 손상을 입는 사이 르노삼성,GM대우는 물론 수입차업체까지 시장을 파고들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현대차의 경쟁력이나 기업인지도로 볼때 수출선 재구축이나 한번 돌린 고객의 발길을 되돌려 놓기는 간단치 않은 문제다.

 지난 10년동안 현대차 노조는 단 두해를 빼고는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단행해 왔다. `파업'이 마치 연례적인 스트레스 해소책처럼 인식돼 있을 정도로 고질화 되어 있다.이런 식이면 경쟁력이 생기고 일자리 창출이 될 리가 만무하다. 한창 창의력을 발휘할 아들 딸들이 청년실업자로 거리를 방황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세계자동차업체 ` 톱 5'에 당당히 올라있는 일본 도요타 노조가 50년 무분규의 건전한 노사관계에 힘쓰는 이유를 되새겨 봐야 한다.

 지금 우리경제는 ‘저성장 고실업’의 독일병 징후가 농후하다. 노사대결-경제불안-투자위축-실업증가-소득감소의 악순환 조짐이 엿보인다. 현대차의 파업 장기화는 이 악순환을 현실화 할 우려가 높다. 이제 현대차 노조는 1주간의 달콤한 휴가를 보내고 현업에 복귀했다.오늘부터 임단협도 열린다. 임금인상 집착은 ‘사치’라고 본다.주5일제는 근로기준법안의 국회통과이후에 논의하는게 순서다. 이런 식이면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도 반발할 명분이 없다. 현대차 노조는 경제를 생각하는 아름다운 합의만이 ‘배부른 투쟁’이란 오해를 불식할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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