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반기성적표"

[내일의전략]"반기성적표"

문병선 기자
2003.08.13 18:21

[내일의전략]"반기성적표"

전체 등수가 꼴찌인 학급에도 학교 전체 수석이 있었던 것이 일반적인 경험이다. 학급 전체 성적은 특정 상위권 학생의 점수로 비교되기 보다 오히려 하위권 학생들의 점수 차로 매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상장·등록 기업의 반(半)년 농사 성적표 제출 시한(14일 오후 5시30분)이 다가오면서 12월 결산 기업의 반기보고서가 쏟아진다. 기지개를 펴고 있는 IT 업종에도 적자를 낸 기업이 적지 않다. 반면 F학점이 즐비한 소비 업종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없지 않다.

주식을 대박으로, 쪽박으로도 만들 수도 있는 것이 피터 나바로의 지적(著 "브라질에 비가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처럼 '거시경제의 힘'만일까. 차별화 장세에서 차트, 동향, 거시경제, 수급 등을 앞서는 것은 실적이다. 주가가 요동치는 것도 실적에 눈을 뜬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증거다.

#전문가멘트..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예상했던 일이라고 덮어 주기에는 현재의 소비 경기가 지극히 침체돼 있다. 7월 소비자평가지수(62.1)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8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적어도 9월 중순까지 유통 패션 음식료 등 내수 소비재주의 주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문서 서울증권 연구원은 "종목별로 실적 호조세가 유효하다. 외인 지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중소형주들이 선조정 이후 신고가를 경신하는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상승 모멘텀 부각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단기 기간 조정을 염두에 두고 외인 선호 중소형 중심으로 단기대응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포인트..반기보고서 제출에 따른 개별 종목의 주가 등락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13일 종합주가지수는 외인 및 기관의 쌍끌이 매수로 20일선을 회복했다. 종합주가지수는 11.78포인트(1.68%) 급등한 713.08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0.54포인트(1.12%) 상승한 48.85를 나타냈다.

실적 개선 기업의 주가가 강세 행진을 이어갔다. 한화석화 한진중공업 호남석유 삼성테크윈 대우조선 대우종합기계 LG화학 등 신고가종목은 29개로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거원시스템 황금에스티 등 실적 호전 종목이 두각을 보였다.

외인은 중소형 실적호전 종목의 매수를 늘려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동양에레베이터가 가격 제한폭으로 치솟았다. 이들 종목은 외인 매수가 집중된 종목 들로 특히 대우종합기계는 외국계 창구인 노무라증권과 도이치증권에서 50만주 까까운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거래량도 급증했다.

거래소 시장에서 외인과 기관은 각각 1061억원, 41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은 157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인과 기관은 각각 223억원, 25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44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종합주가지수는 7거래일만에 5일선(706.58)과 20일선(709.45)을 모두 회복했다. 5일선의 기울기는 우상향으로 바뀌었다. 코스닥지수는 5일선(48.41)을 회복했고 20일선(49.22)을 밑돌았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20일선과 60일선이 만나면서 중기 데드크로스 우려가 나오고 있어 14일 거래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거래량은 두 시장 모두 4억여주로 침체 수준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이날 상승세가 미 증시 반등에 따른 기술적 오름세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일포커스..반기보고서는 말 그대로 회계연도의 상반기 재무제표다. 증권거래법은 상장법인과 코스닥등록법인의 경우 반기 결산 시점으로부터 45일 이내에 반기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따라서 12월 결산법인은 8월14일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상장·등록 기업 가운데 지난달 1일부터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13일 오후 4시27분 현재 약 261개이다. 반기보고서를 제출해야할 총 상장·등록 기업 수는 805개(거래소 574개, 코스닥 231개)이다. 통상 실적이 안좋은 기업은 제출 마감일에 임박해 보고서를 내놓곤 해 주의가 필요하다.

이날은 옵션 만기일과 주말효과까지 겹쳐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옵션과 연계된 매수차익거래잔고는 12일까지 1010억원 가량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 큰 영향은 없을 듯하다"며 "종가에 만기 물량이 출회되더라도 종합주가지수를 2~3포인트 정도 밀어내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6월 기업재고와 7월 수출입물가가 발표된다.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큰 영향은 미치지 않는 지표로 분석되고 있다. UBS와 월마트가 실적을 발표한다. 국내에서는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경기 지표 발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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