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생보사 상장 왜 헷갈리나

[광화문]생보사 상장 왜 헷갈리나

박종면 부국장
2003.08.18 12:34

[광화문]생보사 상장 왜 헷갈리나

생보사 상장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금감위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이 달 말까지 상장 방안을 마련하겠다지만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다. 참여정부 들어 더욱 목소리가 크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삼성그룹의 대표기업 삼성생명이 맞서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보사 상장 문제는 논의를 헷갈리게 만드는 것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면 합리적 해법을 찾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선 생보사 일반의 상장과 삼성 교보생명의 상장을 구분해 논의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은 지난 89년과 90년 상장을 위해 자산을 재평가했고 재평가차익 가운데 각각 662억원과 878억원을 계약자 몫으로 자본계정에 편입해 뒀다. 이는 재평가 차익을 모두 주주에게만 돌려주는 일반 주식회사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간 묵시적 합의에 의해 이미 실행된 만큼 더 이상 논란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거나 글로벌스탠더드 운운하면서 상호회사로서 주식배당을 해야한다거나,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계약자들에 대한 배당이 필요하지 않다거나 하는 주장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대로 대입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점도 분명히 해둬야 한다. 국내 보험사들은 주식회사면서도 적어도 80년대까지는 유배당 상품(저축성 보험)을 주로 파는등 상호회사적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삼성차 부채처리 문제가 생보사 상장의 걸림돌이 되거나 상장기준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쳐서도 안 된다는 점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삼성그룹의 아킬레스건인 삼성차 부채처리 문제와 관련, 생보사 상장 논의가 어떻게 결론 나고 얼마에 삼성생명 주식이 상장되느냐에 따라 삼성차 채권단에 지급보증을 선 삼성전자등 26개 계열사는 물론 이건희 회장 개인적으로도 큰짐을 덜 수도 있고 계속 짐을 져야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차 부채문제를 생보사 상장과 연계해 고민하기 시작하면 2000년처럼 또 다시 유보될 수 밖에 없다. 생보사 상장 논의가 복잡하게 얽히고 이해집단간 갈등까지 빚게 된 것은 논의에 한가운데 삼성생명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상장이 아니고 교보나 대한생명의 상장 논의였다면 오래 전에 생보사 상장 논의는 끝났을 것이다.

 

삼성그룹은 7월말 기준 국내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의 28.5%를 차지하고 있다. 또 지난해 삼성그룹의 총매출액은 141조원으로 국내총생산의 4분의 1에 육박했다. 수출총액도 312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에 이른다. 이미 국내에는 삼성을 견제할 기업이 없다. 오죽하면 정치권도, 언론도 삼성을 견제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소리가 나올까. 당연 시민단체 등의 입장에선 생보사 상장 문제를 물고늘어지고 싶은 충동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생보사 상장논의가 삼성생명의 상장 논의에 그치지 않고 삼성그룹에 대한 견제나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 문제로까지 나간되면 해법은 찾기 어려워진다. 삼성그룹 시민단체 정부당국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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