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뉴 KELS의 두얼굴
우선 먹기는 달콤해도 나중에 증시가 뒤통수를 얻을맞을 수 있는 상품. 어쩐지 외국계증권사에게 놀아난다는 느낌이 드는 상품.
22일까지 1조2천억원을 목표로 청약이 이뤄지는 뉴 KELS(한국 주식연계증권 : New Korean ELS)도 그중 하나라고 본다. 뉴 KELS는 다른 주식연계증권과 달리 채권이 아닌 현물주식에 60~90%까지 투자한다. 청약목표가 달성되면 최소 72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가량의 현물주식 매수기반이 한꺼번에 생기기 때문에 모두가 흥분하고 있는 듯하다. 이 때문에 재정경제부도 이 상품의 출시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 그 상품 하나만 보면 안전해도 그것이 모이고 모였을때 오히려 더 위험해지는 것이 파생금융상품의 속성이다. 일종의 `구성의 오류'로 볼 수 있는데 바로 뉴KELS가 그런 성격을 갖고 있다. 부동산담보대출이 안전하다고 은행이 저마다 부동산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릴 경우 경제전체적으로는 위험이 커져 부동산가격이 하락할때 한꺼번에 같이 망가질 수 있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뉴KELS는 현물주식에 투자하면서도 조건부 원금보장이라는 일반 ELS기능을 갖췄다는 점에서 채권에 대부분을 투자하는 원시적 형태의 ELS에 비해 진일보한 형태다. 그러나 그것을 다시봐야하는 것은 그것이 87년10월19일 단 하루에 다우존스지수가 25%(508포인트) 폭락한 `블랙먼데이'의 한 복판에 있었던 상품이라는 것이다. 당시 미국증시에서는 ELS를 비롯, 주식투자 수익률이 일정한 수준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포트폴리오 보험상품이 유행했는데 그것이 그만 증시폭락을 부추기는 독으로 부메랑된 것이다.
현물주식을 사면서도 조건부 원금보장이 되는 뉴KELS의 비밀은 `델타헤징'이라는 기법에 있다. 현물주식을 산 다음 주가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풋옵션을 사서 콜옵션을 직접 산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도록 복제를 한 것이다. 이 상품은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주식현물을 많이 사야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주식을 계속 팔아야 한다. 따라서 주가가 오를때는 주가상승을 부추기고, 주가가 떨어지면 하락을 더욱 부채질하게 된다.
미국 블랙먼데이의 메카니즘도 바로 이랬다. 주가가 떨어질때 ELS에서 매물이 나와 주가하락을 부추기고, 그것이 다시 ELS에서 매물이 나오도록 부추기는 도미노가 생긴 것이다. 블랙먼데이 이후 미국시장에서 적어도 일반인에게 떠들썩하게 공모되는 ELS는 사라졌다. 요즘은 고객이 원하면 개별 구좌에서 거래 금융회사가 맞춤식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의 1위의 뮤추얼펀드사인 피델러티에는 ELS상품은 없다.
지금 프로그램매수잔액이 1조원만 넘어도 혹시 매물이 나올까 부들부들 떠는게 우리시장의 현실이다. 뉴KELS 하나정도야 나중에 매물부담을 걱정할 것 없다고해도 그러한 상품이 유행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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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처럼 포트폴리오 보험상품은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률과 함께 무조건 원금은 보장되기를 바라는 투자자의 고약한 심리를 이용하는 상품이다. 과연 그러한 상품 홍수 속에서 한국증시와 펀드산업의 미래가 있을 수 있을까? 골드만삭스와 같은 외국계증권사에는 미국보다 근 20년 늦게 ELS가 판치는것을 보면 한국시장이 노다지로 보일 것이다. 그들의 유혹에 한국시장이나 투자자가 놀아나는 것은 아닌지 잘 살필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