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돈되는 펀드 만들기
원칙적으로 펀드 투자는 주식을 직접 매매하는 것보다 쉽다. 그럼에도 우리 투자자들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보다 직접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경향이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증권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 96년말 국내기관 대 개인투자자의 주식보유 비중은 동일했으나 지난해 말에는 개인이 기관의 1.4배로 높아졌다. 특히 개인의 직접투자 비중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보다 96년에는 2배정도 많았으나 2002년말엔 3배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흔히 간접투자 활성화를 위해 펀드의 장기화 대형화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 필요한 조치의 결과물이지 처방이 아니다. 간접투자시장 위축은 투자조언자로서 판매사의 역할부재, 펀드운용의 불투명성과 투자자금의 단기화를 조장하는 제도가 빚어낸 합작품이며 이 것들이 해소될 때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다.
투자자들이 펀드를 기피하는 첫째 원인은 `돈이 안된다'는 선입관 때문이다. 과거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는 종합주가지수 800 내지 900을 넘어야만 증가세를 보여 왔다. 그 결과 종합지수가 750선인 지금 수익률이 연평균 5%미만인 성장형 펀드가 펀드수 기준 66%, 금액기준 56%다. 저점에서 강력한 판촉활동을 기대하긴 힘들다 해도 고점에서 몰려드는 자금을 막기는커녕 그 때서야 판촉에 나서는 천수답식 영업패턴은 바꿔야 한다.
두번째 원인은 펀드운용의 불투명성을 지적할 수 있다. 어떤 펀드가 투자 유망한지는 담당 펀드매니저 및 운용사의 실력을 보고 판단하게 된다. 펀드 가격정보의 공개는 되고 있지나 담당 펀드매니저의 공개는 ‘팀’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을 핑계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누가 운용했는지, 누가 운용하고 있는지는 향후 성과를 예측하는 주요한 자료다. 펀드운용의 주요한 운용방침 내지 벤치마크를 표방하는 펀드들도 그리 많지 않다. 표방하더라도 그대로 운용되는 펀드는 더욱 많지 않다. 이외에도 주식 및 채권회전율, 각종운용비용, 부실채권 발생, 펀드운용과 관련된 주요 인사 및 정책변화 등에 대한 공시제도 미비는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와 자금유입을 가로막고 있다.
세 번째는 신탁보수 및 환매수수료 체계가 투자자금의 장기화를 방해하고 있다. 우리의 펀드 수수료 체계는 1년을 투자한 고객이든 10년을 투자한 고객이든 똑같다. ‘판매수수료 선취형’ 펀드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해 준다. 최초 투자 시 일정비율을 판촉비용으로 공제하고, 이후 고객관리비용으로 최소한만 징구하는 판매수수료 선취제도를 수수료체계의 표준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매수수료 또한 장기투자관행 정착의 걸림돌이다. 초단기 투자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투자기간을 정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 환매수수료 제도가 징구기간이 지나면 돈을 되찾아야만 하는 만기로 인식되고 있다. 환매수수료는 중도인출 벌과금이 아닌 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충당 수수료로서 용도 및 요율이 재조정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