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美경제 정말 상승하나

[기고]美경제 정말 상승하나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
2003.09.05 12:23

[기고]美경제 정말 상승하나

지난 8월 28일(미국 현지시간) 발표된 2분기 미국경제성장률 상승과 3/4분기 기업실적 전망 개선을 계기로 미국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기관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비관론자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모간스탠리마저 2003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등 그 동안 보수적이던 경제분석가들의 보고서에 새로운 바람이 부는 듯 하다.

경제전망의 상향 조정 근거로 흔히 제시되는 것은 다음의 네 가지 요인들이다. 첫 번째이자,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되는 것은 Bush 행정부가 추진하는 감세정책의 효과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2/4분기 국민총생산에서, 내구재 소비 증가율이 무려 24.8%를 기록한 데 이어, 7월 소매매출 마저 전월비 1.4% 증가하는 등 소비부진에 대한 우려가 크게 해소되었다는 것이다.

낙관론의 또 다른 근거로는 미국의 기업재고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흔히 제시된다. 지난 6월 말 미국 제조업의 재고/출하비율은 1.35배로, 지난 2000년 6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기업들의 보유재고 수준이 매우 낮아 부족한 재고보충을 위한 생산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낙관론의 세 번째 근거로는 기업실적의 빠른 개선이 지적되고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결국 실적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지난 해 2/4분기를 바닥으로 개선되기 시작한 실적이 앞으로 경제에 새로운 성장의 엔진을 달아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낙관론의 마지막 근거는 최근 부동산시장이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7월 신규주택 착공호수가 경제분석가들의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등 금리상승의 악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금리상승=부동산시장 붕괴'의 시나리오가 퇴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근거들은 2003년 하반기 경기회복의 근거는 될 수 있어도, 2004년 이후 경제가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을 지를 판단하는 근거는 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첫 번째로 Bush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감세정책의 효과가 지속될 지의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7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총액 3,500억 달러 규모의 감세안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증가시켜 내구재 소비 부양의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8월 말 미국 의회예산처(CBO)가 발표한 새로운 예상전망은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 팽창이 재정적자 규모를 크게 확대시킬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CBO는 9월 말 끝나는 2003년 회계연도의 재정적자를 4,010억 달러로 전망하는 한편, 내년 재정적자 규모를 4,800억 달러로 추산해 2년 연속으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대규모 재정적자 발생은 추가적인 재정정책의 여지를 줄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국채발행 물량을 늘려 채권시장의 수급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반복적인 감세정책의 실시는 중장기적으로 내구재 소비의 여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두 번째 우려는 90년대 말의 역사적인 IT 버블 이후 발생한 공급과잉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공장가동률의 회복속도가 빠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과거 제조업 공장가동률과 신규고용의 추세를 비교하면, 충분한 가동률이 고용회복의 선결 과제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결국 재고조정의 효과는 일시적으로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기업들의 고용 증가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회복의 지속력은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미국기업 실적 개선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통계 분석국(BEA)에서 작성한 법인기업 실적(자본 및 재고조정 전 이익)은 오히려 빠르게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나, S&P500 등 상장기업의 실적개선 추세와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First Call은 2/4분기 미국 S&P500기업의 이익이 9.6%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나, BEA가 발표한 이익(세금 및 자본조정 효과 제외)은 1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둘 중에 어느 통계가 현실에 부합하는 지 여부는 아직 더 논쟁거리로 남아있지만, 적어도 지속적인 기업실적의 개선을 단언하는 것은 아직 일러 보인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Refinancing이 빠르게 줄어드는 등 부동산시장의 Hard Landing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보더라도 금리상승이후 1~2분기를 경과한 후 부동산시장이 약세국면에 접어들었음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부동산시장의 침체 여부는 내년 초에야 판가름 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이유로 현재의 경기 확장국면이 지난 90년대와 같은 중장기적인 상승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밖에도 달러강세·유가상승·테러위협 등의 악재들이 산적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 90년대 초반과 같은 Zigzag형의 회복 과정을 좀 더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주식시장 참가자들로서는 투자 Cycle의 빠른 순환에 대비한 IT 중심의 단기적인 매매 Pattern을 유지하는 것이 유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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