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외모는 개인의 핵심역량?
시카고 대학의 게리 베커 교수가 과거에 경제학 시험 문제로 낸 질문이 재미있다.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두 회사가 있다. 이 두 회사의 다른 조건은 모두 똑같고, 사장 비서의 미모만 다르다. 더 예쁜 비서가 있는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해 얼마나 더 오래 생존할 수 있을까?'
문제가 좀 희한하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은 정해진 것이 아니니 여러분이 그 논리를 개발하면 된다. 어떤 사람은 이런 주장을 펼지도 모른다. 비서가 예쁜 회사가 먼저 망할 것이라고. 왜냐하면 대개 예쁜 비서를 뽑으려면 능력에 비해 봉급을 더 많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직원들이 예쁜 비서를 보느라 일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의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점도 있다. 그래서 임금 비용이 높고, 생산성이 낮은 이 기업이 먼저 망할 것이라는 논리인 것이다.
그러나 다른 반론을 펴는 사람도 있다. 예쁜 비서는 봉급이 더 많아도 충분히 그 가치를 한다는 것이다. 예쁜 비서는 사장의 거래처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아 사장의 인맥을 돈독히 하는 데 기여한다. 또 회사 조직 분위기를 좋게해 회사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여 회사의 생존능력을 크게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과연 어느 쪽의 논리가 더 맞을까?
최근 미국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학의 경제학자인 대니얼 해머메시와 제프 비들은 색다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근거없는 논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아예 실제로 통계조사를 해 정량적 분석을 한 것이다. 연구 결과, 잘 생긴 사람은 보통 사람에 비해 봉급이 5% 많았고, 보통보다 못생긴 사람은 보통 사람에 비해 9% 낮았다.
사장이 잘 생기면 소비자와 협력업체 사람들에게 은연 중에 회사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한다. 잘생긴 세일즈맨에 대해 소비자들이 호감을 가지는 것과 비슷하다. 하물며 잘생긴 교수에 대해서는 더하다. 학생들은 호감이 가는 교수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또 한학기가 끝나고 강의 평가를 할 때 학생들은 잘 생긴 교수에게 점수를 후하게 줄 가능성도 커진다. 따라서 잘 생긴 교수의 생존 확률은 커지고 봉급 또한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 정도 이야기가 나왔으면 왜 요즘 사람들이 남녀를 막론하고 성형수술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개인을 하나의 상품으로 보고, 주위의 사람을 모두 고객이라고 생각해보자. 우리의 인격이나 지력, 그리고 지식은 한순간에 좋아지기 힘들다. 그러나 성형수술을 하면 비교적 간편하게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즉 성형수술은 개인 마케팅의 가장 수월한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이런 세태에 대해 불만이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다. 회사 사장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성형수술부터 먼저 할 지도 모른다. 지력으로 따져야 할 교수들도 이제 앞다퉈 성형수술을 하러 갈 지도 모른다. 코미디언들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오히려 못생기도록 성형수술을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핵심역량을 외모에서 찾으려고 하는 이런 세태를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