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기본권 차원에서 접근하자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휴대폰의 도-감청이 큰 이슈로 떠올랐다.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가 내린 결론은 한마디로 "현재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폰 감청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CDMA 방식 휴대폰의 암부호화 알고리즘은 복잡도가 천문학적인 수식계산이 필요한 정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부 국회의원들은 도-감청에 대한 근거 및 증거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개발하고 있는 비화(秘話)기를 방증의 예로 들면서 휴대폰 도-감청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했다.
정통부와 국회의원들의 옥신각신하는 공방 끝에 일단은 통신기술과 이를 풀어내는 복잡한 암부호화에 대한 정책을 총괄하는 정통부의 해석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통신업계와 학계에서는 아직 이 문제가 명확히 결론나지 않은 상황이다.
과연 정통부의 말대로 우리의 CDMA 휴대폰은 복잡한 암부호 체계를 지니고 있어 감청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물론 아직까지 도-감청했다는 증거와 장비들은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다. 단지 심증만 가는 자료들이 나왔을 뿐이다.
여기서 지난 1983년 대한항공 민항기가 소련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공군기에 격추됐을 때를 돌아보자. 당시 소련 전투기의 조종사는 소련 방공사령부와 계속 송-수신으로 격추 여부를 주고받는다.
그러다가 결국 격추하라는 명령과 함께 미사일 2발을 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군 당국과 전투기 사이의 통신은 물론 비화기를 통해 이뤄졌다. 이는 전세계 어는 군대나 마차가지이다.
절대로 적군에게 노출되지 않을 정도의 고도로 복잡한 체계의 암부호로 비화된 정보를 통신장비를 통해 송-수신하는 것이다. 슈퍼컴퓨터를 돌려도 일년 이내에는 풀리지 않는다는 정도여서 군대 암부호 체계의 복잡성을 알만하다.
그러나 이를 감청한(감청이 암부호체계를 해독했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소련 전투기와 지상기지간에 이뤄진 "정상루트 통과지점인 캄차카 앞바다의 니피를 통과했다", "조준을 맞춰라", "명중했다, 목표물을 파괴했다", "KAL기가 고도 5000 m까지 급강하했다" 는 등의 교신내용을 불과 며칠만에 완벽히 재생해내 방송으로 중계해버렸다.
이쯤 되면 아무리 복잡한 암부호체계도 결국은 어떤 대단한 장비를 동원하거나 해독알고리즘을 고안해내면 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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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시된 휴대폰 도-감청은 유선전화와 휴대폰 사이의 통화에서는 유선망쪽에 장비를 걸면 가능할 수 있다는 설과 일련번호 등을 복제한 휴대폰으로 수신이 가능하다는 사례 정도이다. 이는 통신기술을 왠만큼 아는 사람이라도 상식적으로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공중으로 떠다니는 휴대폰 주파수를 잡아들이는 통신 감청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가능하다면 어떤 장비로 가능한지 등에 대해 당국과 업계는 좀더 면밀한 관찰과 연구를 해봐야 할 것이다.
휴대폰 도-감청의 문제는 가능성 여부만으로도 사용자인 국민들이 불안해할 수 있는 기본권 영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