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셀러리맨 정년 30년의 괴리

[광화문]셀러리맨 정년 30년의 괴리

김남인 부장
2003.10.22 19:52

[광화문]셀러리맨 정년 30년의 괴리

 

 요즘 셀러리맨들의 심리적 체감온도는 한겨울 칼바람 속의 날씨처럼 차갑다. 잠깐 추춤했던 강력한 기업의 인력감축이 다시 시작된 탓이다. 외환위기 이후 인력이 절반 가까이 줄은 금융기관이 또다시 명예퇴직을 실시중이고 IMF 태풍권에도 비교적 피해(?)가 적었던 공기업 KT가 10% 선의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한다는 소식이다.

 공공기관이 이런 형편이고 보면 일반기업의 사정은 말할 것도 없다. 국내 최고의 대기업 임원들은 얼마전 사실상 전원 사표를 제출했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예년보다 앞당겨 인사고과를 실시하고 재신임을 묻는다는 명분이다. 이에앞서 부서장급 이하 중견간부들에 대한 명퇴를 10% 수준에서 ‘자의반 타의반’ 매듭지은 상태다.

 명예퇴직의 마지노선은 ‘오륙도’,‘사오정’은 배부른 낭만적 유행어가 됐고 ‘삼팔선(38세 정년)’까지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외환위기 후 30대 그룹과 공기업 금융기관의 일자리만 32만개가 줄었다는 노동연구원의 조사결과는 고용불안의 강도를 짐작케 한다. 지금 고용시장은 더 이상 후퇴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는 것이다.

 얼마전 채용정보업체가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셀러리맨들이 여기는 정년은 65세로 나타났지만 실제 ‘체감정년’은 36세라고 응답했다. 셀러리맨의 심리적 정년 괴리가 무려 30년에 달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예상정년 보다 체감정년이 현실화 하고 있다.

 오륙도 사오정 등은 그래도 젊은 날의 꿈을 펼쳐 볼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행복한 세대(?)에 속한다. 한창 창의적 사고를 발휘하며 꿈을 펼쳐야 할 20대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이리 저리 채이는 ‘이삿짐’ 신세와 다름없다. 올 하반기 채용시장의 평균경쟁률만해도 87대 1에 달한다. 86명을 제쳐야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그야말로 취업은 전쟁이다. 기업이미지가 좋고 지명도가 높은 기업은 수백대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고 석박사 지원자가 즐비하다. 은행 증권사등 금융기관에는 한때 몸값이 금값이던 공인회계사와 MBA 출신들이 지원할 정도로 인재들이 몰리고 있어 20대 취업문은 바늘구멍이다.대학 졸업후 대학원과 해외유학의 이삿짐을 챙기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 됐다.

 고용안정 없이 안정성장은 어렵다. 명예퇴직이 ‘삼팔선’에 도달한 상황에서 소비가 늘어날리가 만무하다. 몫 돈의 명퇴금보다 적더라도 안정적 소득이 보장될때 성장을 뒷받침하는 소비가 유발된다.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70% 수준을 넘고 내수는 고작 20% 선에 불과한 우리 경제구조는 고용불안의 후유증일 것이다.

 우선 20대에 대한 일자리 창출이 급하다. 기업은행등이 도입한 임금피크제와 한화그룹이 시행중인 ‘백수구출작전’등은 실업해소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이런 방안은 개별기업 보다는 경제단체와 정부가 나서 제도적으로 지원할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방안은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 기업투자를 유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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