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큰판 봐야 살아남는다"

[오늘의 포인트]"큰판 봐야 살아남는다"

문병선 기자
2003.10.27 12:08

[오늘의 포인트]"큰판 봐야 살아남는다"

주가가 나흘만에 반등 중이다. 일본과 대만 증시의 오름폭도 1% 내외로 비슷하다. 그러나 지난 주 후반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성격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지수는 오르지만 거래대금이 1조원대로 '뚝' 줄었고 강보합세에서 횡보할 뿐 반등의 탄력은 미미한 채 관망 분위기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눈은 그간 증시를 '쥐락펴락'했던 기업 실적에서 거시경제 '펀더멘털'로 옮겨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S&P500 편입 기업 중 322개 기업의 실적이 발표됐고 증시 영향력이 큰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성적표도 대부분 공개돼 사실상 '어닝 시즌'은 결말을 맺었다.

그렇다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거시지표'는 모멘텀에 목말라하는 투자자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을까. 특히 초미의 관심으로 등장한 이번 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무거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증시를 '호각'을 불며 깨울 수 있을까. 경제학자 피터 나바로는 "큰 판(거시경제)을 보는 사람만이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주요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일정

우선 국내에서 예정된 발표 일정은 9월 및 3분기 산업활동동향(29일),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29일), 9월 국제수지 동향(29일), 10월 소비자물가동향(31일) 등이다. 미국 주요 일정은 미 9월 기존·신규주택판매(27일, 이하 현지시간), 9월 내구재주문(28일), 10월 미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28일), 미 FOMC 회의(28일 오후 2시15분), 3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잠정치(30일), 10월 미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31일), 9월 미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지수(31일) 등이다.

일정으로 보면 가장 중요한 발표인 국내 9월 산업활동동향, 미 FOMC 회의,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 등은 29일(수, 이하 한국시간)에 집중돼 있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발표, 특히 미 FOMC 회의 결과와 한국 9월 산업활동동향 등에 따라 상승반전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29일 이전까지는 지금의 관망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국내 경기회복 "청신호" 나올까

우선 국내 거시 지표는 낙관론이 비등해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민구 교보증권 연구원은 "9월 산업활동 지표는 태풍 매미로 인한 일부 피해가 있기는 하지만 7~8월에 있었던 자동차 파업이 일단락되면서 자동차 생산이 정상을 되찾는 등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9월중 수출이 23.8%나 증가한 것은 산업생산도 큰 폭 증가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8월중 전년동기비 1.5% 증가에 그쳐 경기침체 심화 흐름을 보였던 산업생산은 9월에 전년동기비 5% 증가로 회복될 전망"이라며 "9월중 산업생산이 예상치만 부합해도 향후 한국경제의 회복 가능성과 관련 청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효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9월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비 1.8% 증가에 그쳐 본격적인 회복세를 확인하기는 다소 미흡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등 경계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관련 대책은 간접적인 증시 유동성 확대 기대감을 준다. 또 함께 발표될 '증시 활성화 방안'도 중장기적인 내수 기반을 확대할 만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태욱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주에는 외국인만 일방적으로 순매수했던 국내 증시의 수급 불균형이 소폭이나마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동산 안정 대책 발표 때 함께 제시될 것으로 보이는 증시 활성화 방안이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증시 활성화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소액주주에게 주어지는 배당소득의 비과세 혜택 확대와 배당세율 인하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증시 활성화 방안의 대책 강도에 따라 개인의 주식시장으로의 복귀 시기는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 경기회복 추세 확인에 "초점"

미국 지표의 핵심은 FOMC 회의와 GDP 성장률이다.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돼 금리인상 가능성을 피력하는 것과 GDP 성장률이 6%를 상회하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신뢰지수 등 제반 지표도 나아져야 한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은 결과적으로 증시에 호재였다"며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제기된 금리인상 가능성이 지난 주 주가 하락의 핑계로 작용했으나 실업률 하락에 후행하는 금리인상은 내실있는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시사하기 때문에 결코 증시에 악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상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 변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되며 미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기조에 진입했음을 확인해주는 동시에 물가 하락 우려도 지속되고 있음을 밝힐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보다는 경기회복 추세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DP 성장률도 증시에 큰 영향을 준다. 유성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 분기 GDP 성장률은 국내외 지수 등락에 변곡점 역할을 해 왔다"고 밝혔다. 미 3분기 GDP는 5.8%~6.0%(박성훈 우리증권 연구원), 6.0%(한태욱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 등으로 예측되는 등 평균 6.0%에 컨센서스가 맞춰져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외인 매도는 실적발표 시즌이 피크를 지나면서 새로운 모멘텀을 찾는 공백 기간에 이뤄진 단기적인 차익실현"이라며 "이번주 미국에서 발표되는 거시지표가 긍정적인 가운데 미국 주요 지수의 60일 이동평균선 지지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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