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부업 1년, 정부에 바란다
지난해 10월말 대부업법 시행을 계기로 소비자금융회사들은 서민을 위한 제도권 금융사로 정착할 수 있을 것 이라는 기대 아래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소비자금융업계 임직원들은 제2금융권과 사채시장 사이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된 서민들에게 자신의 신용도에 맞는 신용을 공여한다는 경제적인 순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해왔다.
또 법정금리 준수나 불법채권 추심 근절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특히 해피레이디의 경우 법무팀을 두고 자체적인 민원방지 노력을 기울인 결과 금년 9월 업계 최초로 실시된 금융감독원 감사에서 지적 사항이 없을 정도로 양호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법시행 1년이 지난 지금 한때 1만3천개를 넘던 등록업체들의 취소율이 10%를 넘어서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양성화되고 있던 시장이 다시 수면아래로 들어가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미국이나 일본의 소비자금융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소비자금융시장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한다. 1년 만에 성패여부를 논하는 것은 성급하겠지만 소비자금융업계가 당초 의도대로 또 하나의 제도권 금융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
첫째 소비자금융업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소비자금융시장은 제2금융권과 사채시장 사이의 틈새에서 수요자와 공급자가 만나는 정상적인 시장이다. 은행의 담보대출 금리가 연 6%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연 66%의 이자가 ‘고리(高利)’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이에는 캐피탈, 카드, 할부금융, 외국계 소비자금융사 등 무수한 집단이 시장을 분할해 각자 연20~40%, 40~50%등 자기 시장영역에 맞는 금리로 영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금융업체를 다른 금융사들과 비교해 단순히 “고금리 = 나쁘다”라는 시각이 아니라 위험이 반영된 수익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자금조달과 세제측면에서 정부의 차별화정책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등록된 업체의 경우 미등록 업체보다 나은 점이 없다. 최근 등록을 포기하고 지하로 숨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등록된 업체중 투명한 회계처리와 금리상한을 준수하는등 모범적인 영업을 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차입시 담보비율 완화, 자금조달 창구 확대, 대손상각비에 대한 손비인정 등의 차별적인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
셋째 채무자들의 모럴해저드 방지이다. 최근 합법을 가장한 대부업체들의 불법 영업과 불법채권추심행위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해피레이디의 경우처럼 전지점에 녹취시스템을 도입하고 직원교육을 실시는 등 법규를 준수하면서 영업하는 업체마저 불법과 폭력의 온상으로 동일시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연체를 하고도 오히려 큰소리치는 고객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원금을 탕감해주기 전에는 갚지 않겠다고 버티는 고객마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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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감독과 관리인력의 육성이 필요하다. 현재 등록 대부업체는 전국적으로 1만여 곳이 넘고 서울시만 4천여개가 넘지만 서울시에 대부업체를 담당하는 직원은 몇 명에 불과하다.
지난 1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소비자금융업 발전의 원년이 되도록 개별 소비자 금융사나 감독당국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