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불쌍한 건 350만 신용불량자"
최근 서울보증보험,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삼성그룹을 상대로 한 소송에 대해 거듭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달 중순 다시 모여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지만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삼성차 채권단의 소송은 새로운 뉴스가 아닙니다. 지난해 11월 27일에도 똑같은 뉴스가 있었고, 그 전인 2001년 11월에도 똑같은 얘기가 있었습니다. 다음달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으름장부터 법정 다툼이 본격화됐다는 뉴스까지, 기사만 보면 관련 소송이 서너차례는 벌써 제기됐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삼성차채권 관련 소송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삼성자동차가 무리한 투자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채권금융기관들은 2조4500억원에 이르는 채무를 탕감해 줬습니다. 대신 이건희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삼성생명주식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으로 계산해 받았습니다. 삼성생명이 상장하면 이 주식을 팔아 부채를 갚겠다는 조건이었고, 삼성생명 주가가 70만원에 못미치면 31개 계열사들이 이자까지 쳐서 원금을 물어주겠다는 각서까지 썼습니다.
각서까지 들고 있으면서 채권단은 3년내내 말로만 소송을 건다고 하고 있습니다. 몇십만원을 빌린 소시민이 한달만 이자를 연체하면 밤새 전화를 해대고, 3개월이 지나면 신용불량자로 등재해 버리는 은행들이 삼성차 채권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거죠.
왜 그럴까요. 이유는 SK도 LG도 현대도 아닌 아닌 삼성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달 중순 정부가 생보사 상장안 발표를 유보하면서 생보사 상장문제는 또 한번 미뤄지고 말았습니다. 정부가 삼성에 밀리고 만 것이지요. 하기야 정부도 생보사 상장문제를 풀지 못했는데어떻게 채권단이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겠습니다. 어찌보면 무리한 요구라는 생각도 듭니다.
또 삼성차 채권단중 상당수는 남의 돈으로 생색을 냈습니다. 서울보증보험, 우리은행 등은 수조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사들입니다. 남의 돈으로 빚을 내줬으니 급할 게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래저래 불쌍한 건 350만 신용불량자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