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감사가 뭐길래"
최근 재경부 게시판에는 전에 볼 수 없었던 '기업은행 및 신용보증기금 감사 공개모집'이라는 안내문이 내걸렸습니다.
공모제는 인사의 투명성 제고차원에서 일반화됐지만 이처럼 재경부 장관이 직접 임명하는 산하기관의 감사자리를 공모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어색하기까지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책은행 임원의 경우 해당 기관장의 제청을 거쳐 재경부장관이 임명하도록 돼 있지만 감사는 외부인사가 그 기관을 감독해야 하는 역할 때문에 장관이 직접 임명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재경부는 지금까지의 기득권을 버리면서 굳이 공모로 바꾸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재경부가 이렇게 나온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국책금융기관의 임원, 그중에서도 감사자리는 특별한 전문지식이 필요 없어서 그런지 노리는 사람들이 많고, 또 이를 거절하기도 힘들었다고 합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감사의 경우 재경부장관이 직접 임명하기 때문에 정치권의 인사청탁과 압력이 끊이질 않아 골치를 앓는다"고 귀뜀해 주더군요.
실제로 기업은행 감사자리는 지난 8월이후 공백입니다. 전임 감사가 퇴임한 이후 시중은행 검사부장 출신의 이모씨가 내정됐다가 철회됐습니다. 이모씨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라며 노조가 강력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자리를 배려해야 했던 재경부는 급히 감사자리가 비는 신용보증기금으로 이씨를 보내려 했지만 신보노조가 이런 재경부의 의도를 파악하고 20여일간의 철야농성을 통해 최근 철회를 얻어내고 말았습니다.
그 후에도 이들 기관의 감사자리를 놓고 `다크호스'가 여럿 등장했다고 합니다. 한때 기업은행 감사에 관료출신의 S씨가 내정되기도 했고,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인물들이 들이밀기도 했다고 하네요. 또 신보 감사 자리에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의 청탁이 들어와 결국 공모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군요.
어쨌던 이번 공모를 통해 그동안 '복마전'이었던 국책금융기관 감사자리가 성실하게 실력을 쌓은 사람이 합당한 절차를 거쳐 임명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