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깡통아파트의 '위험성'
강남권 초기 재건축 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있다. 폭락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전고점보다 수천만원이상 떨어진 것은 기본이고 2억원 이상 떨어진 아파트도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는 입장인 일선 중개업소 조차 지금 가격이 최저점이 아니라며 매수를 말릴 정도다.
이에 따라 지금처럼 매수세가 붙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지난해 대선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상투 대비 30%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른바 `깡통아파트`도 등장하고 있다. 상승장세때 무리하게 고액 대출받아 전세를 끼고 구입한 아파트가 대출금+전세가 이하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이미 상투를 잡은 투자자중에는 투자원금 중 상당액을 날린 사람들도 적지 않다.
실제 대치동 한 중개업자는 지난 7월 자기 돈 1억원과 은행 대출 4억원 등 총 5억원으로 전세(1억8000만원)를 끼고 6억8000만원에 아파트를 산 사람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 아파트의 현 시세가 5억9000만원선이므로 이 투자자는 9000만원을 날린 셈이다. 시세가 오르지 않는 이상 매달 빚을 내 이자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깡통아파트의 등장이 투자자 개인의 파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깡통아파트의 확산은 주택담보대출에 주력해 온 금융권 부실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만기 연장시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을 낮출 경우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은 집값이 20% 이상 떨어져도 아파트 값이 대출 당시보다 최소 20% 이상 올랐기 때문에 금융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은 없다고 장담하고 있다. 물론 전체로 놓고 보면 그럴 수 있지만 막차를 탄 투자자들은 10% 하락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LTV를 하향 조정하더라도 집값 경착륙 시기라는 점을 감안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