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기전·장기지속형·전달 플랫폼 경쟁…먹는 약 넘어 차별화 승부
국내선 프로젠·한미약품·디앤디파마텍 등 대표적…셀트리온도 다중기전 가세

차세대 비만신약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경구제 경쟁이 한층 고도화하고 있다. 단순히 주사제를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다중기전과 장기지속형, 고효율 약물 전달 플랫폼 등을 앞세운 후보물질이 잇따라 등장하며 새로운 경쟁 국면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프로젠(2,815원 ▲20 +0.72%)과 한미약품(386,000원 ▲1,500 +0.39%), 디앤디파마텍(68,700원 ▼7,300 -9.61%), 셀트리온(175,800원 ▲100 +0.06%) 등 국내사들은 경구용 비만신약 차별화를 위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주사제 이상의 효능을 겨냥한 다중기전부터 장기지속형 설계, 고효율 약물 전달 플랫폼까지 차별화 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
비만신약 시장에서 경구제는 이미 새로운 선택지가 아니다. 이제는 어떤 기전을 결합하고, 얼마나 오래 약효를 유지하며, 기존 치료제와 어떤 차별성을 갖추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때문에 이미 주사제를 앞세워 비만신약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역시 경구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주사제 시장의 성공을 경구제로 확장하는 동시에 보다 넓은 환자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경구제는 주사제보다 투약 편의성이 높아 복약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는 데다, 처방 접근성까지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출시한 경구용 위고비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다. 경구 위고비는 출시 직후 높은 수요를 확인했고, 유럽 승인 확대와 함께 시장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일라이릴리는 경구용 GLP-1 치료제 '오포글리프론'(파운다요)을 출시한 데 이어 보험 적용 확대와 유통 채널 확장을 통해 시장 침투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릴리의 경구제 출시로 노보노디스크와의 경쟁이 주사제에 이어 경구제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평가한다. 글로벌 선두 기업들의 경쟁이 단순한 '먹는 비만약' 개발을 넘어 기전과 약물 설계, 전달 플랫폼 등 차별화 기술 경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각자의 전략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내사 중 이 같은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는 프로젠이다. 프로젠은 이날 미국 라니테라퓨틱스와 공동 개발 중인 경구용 GLP-1/GLP-2 이중작용 비만치료제 'RPG-102'의 임상 1a상 초기 결과를 공개했다. 동일 용량의 피하주사 대비 150% 이상의 전신 노출을 확인했으며, 약물 반감기 역시 5.6일로 주사제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해 장기지속형 경구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입증했다.
GLP-1/GLP-2 이중작용 기전을 장기지속형 경구제로 개발하는 사례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프로젠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 기전에서는 덴마크 질랜드파마가 주사제를 개발 중인 정도다. 프로젠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하루 한 번 복용 중심의 경구 GLP-1 치료제를 넘어 주 1회 이상 장기지속형 경구 비만치료제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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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제 분야에서 다중작용 기반 비만신약을 개발 중인 한미약품은 경구용으로는 저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 'HM101460'을 개발하고 있다. G단백질 편향 활성을 통해 약효 지속성을 높이고 위장관 부작용을 줄일 가능성을 겨냥한 전략으로, 기존 경구 GLP-1과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자체 경구 펩타이드 전달 플랫폼 '오랄링크(ORALINK)'를 기반으로 개발한 경구 GLP-1 후보물질 'DD02S'를 미국 멧세라에 기술이전했다. 전임상에서는 노보노디스크 경구용 제제 '리벨서스'(당뇨약) 대비 최대 10배 이상의 경구 흡수율을 확인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입증했다. DD02S는 현재 북미에서 멧세라를 통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오랄링크는 DD02S 외 다른 펩타이드 치료제에도 적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높은 경구 흡수율을 기반으로 한 확장성이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세계 최초 4중작용 비만치료제 'CT-G32'(주사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도 경구제 경쟁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비만신약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비만신약 경쟁은 결국 경구제로 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CT-G32와 함께 경구용 비만치료제도 병행 개발하고 있다. 2028년 하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안정성과 생체이용률 개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로 정확한 기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다중기전 경구제라는 방향은 확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