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꼭지 징후는 아직..넘어야 할 산"

[내일의 전략]"꼭지 징후는 아직..넘어야 할 산"

문병선 기자
2003.11.17 18:40

[내일의 전략]"꼭지 징후는 아직..넘어야 할 산"

일본 증시가 알-카에다의 도쿄 테러 위협과 미 뮤추얼펀드 이탈설로 1만선 아래로 밀리고 대만 증시가 6000선을 내주는 등 세계 증시에 동반 하락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그러나 조정다운 조정이 시작될 수 있으나 추세는 여전하고 아직 '꼭지'의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리서치 헤드들이 개인적으로 제시한 '꼭지'의 징후는 △미국 시중금리 상승 △미 뮤추얼펀드 흐름 악화 △중국 모멘텀 약화 등 세가지의 해외 요인이다. 이 요인들은 거꾸로 보면 그동안 아시아 증시를 이끌어 온 원동력이기도 했다.

정태욱 현대증권 상무는 "미국 고용 시장의 안정이 둔화될 때와 미국 금리가 이상적으로 오를 때"라며 "한국 증시 내부에서도 여러 꼭지 징후들을 기준 삼을 수 있으나 세계 증시를 이끌어 왔던 이 두가지에서 보다 근본적인 기준을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는 "경기 성장과 함께 오르는 시중 금리는 자연스럽지만, 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이 3분기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시중 금리가 오른다면 실물 경제에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악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4분기 GDP가 강보합선에 그치더라도 고용시장 안정세가 이어지면 미 증시는 꺽이지 않겠지만, 만일 실업률 하락이 한계에 부딪히게 되면 꼭지의 징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모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한국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까지 '꽉' 차오른다면 '꼭지'일 수 있다고 꼽았다.

이 부사장은 "대만 증시에서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되는 것은 외국인의 '바이 타이완'이 MSCI에서 차지하는 대만 투자 비중보다 더 많이 '오버(Over)'됐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최근 외국 관계자들을 만나본 결과 한국은 아직 '언더(Under)'돼 있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일본 및 대만 증시와 달리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되는 것도 '비중확대(Overweight)'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 낙관론자 임송학 교보증권 이사가 보는 '꼭지' 징후는 중국 모멘텀 약화에 있다. 임 이사는 "중국 경기가 내년에 조금 둔화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최근에 나오고 있는 중국 경기 과열 억제 대책이 영향을 줄 경우 세계 경제 성장엔진인 '중국'의 경제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중국 경제 성장의 최대 수혜국은 한국과 대만이었다"며 "일본의 경우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됐던 데다 중국 모멘텀이 한국과 대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 최근 조정을 깊게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꼭지의 징후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조정은 나스닥 2000선 등 강한 저항선을 앞둔 기간 조정으로 리서치 헤드들은 파악했다. 이 부사장의 경우 내년 가을 미국 대선까지 미 경기 회복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랠리를 점쳤고, 정 상무는 탄력적인 상승은 둔화되고 몇가지 우려(GDP 둔화, 미국의 구조적인 고용창출 능력 부족 등)되는 점은 있으나 기간 조정 후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 이사는 미 추수감사절 이전까지 조정을 보이다가 '추수감사절 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PR매물 홍수, "넘어야 할 산"

17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94.47(-15.42p, 1.89%), 46.79(-0.11p, 0.22%)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쏟아진 프로그램 매물(-2811억)과 미국-일본-대만 증시 하락으로 위축된 투자심리 때문이다. 그렇지만 개인(+3018억)은 1월9일(+5152억) 이후 최대 규모 순매수하며 단기대응했다.

프로그램 매도를 포함 기관의 순매도 상위 종목은삼성전자(-825억),현대차(-296억),국민은행(-181억),SK텔레콤(-163억),LG전자(-147억),POSCO(-146억),현대모비스(-140억),삼성SDI(-83억),우리금융(-63억),KT(-60억) 등 순서이다.

코스닥시장의 오름폭은 장 후반 둔화됐으나 프로그램 매물이 홍수처럼 쏟아진 투자자들의 '피난처'가 됐다. 대장주인 다음(+4.85%)과 네오위즈(+5.42%) 등 인터넷주가 장 초반부터 상승했고 상승 종목 수의 비중(41%)은 거래소(34%)보다 많았다. 그러나 조정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거래대금은 8721억원으로 다소 부진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물은 시장이 올라가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었다"며 "단기 물량 소화 과정으로 이해되고 저항선을 돌파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약주

조정에도 거래소 의약품 업종(+0.22%)과 코스닥 제약 업종(+2.12%)은 상승했다. 종목별로는삼성제약(+9.47%),한독약품(+5.88%),LG생명과학(+3.26%) 등이다. 코스닥 제약 업종 지수는 나흘째 양봉을 그리며 20일선을 탈환했다.

뉴욕 증시 제약주 상승과 LG생명과학의 지주회사 편입 소식이 모멘텀이 됐다. 지난 주말 미국 제약업체들은 의회가 처방의약에 대한 유리한 결정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올들어 상승폭이 작았다는 점이 매수를 촉발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머크는 1.7%, 존슨 앤 존슨은 3.8% 각각 올랐다. 화이저는 1.8% 상승했고, 아멕스 제약지수는 1.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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