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비관론자도 놀랐다"
19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71.70(-29.27p, 3.64%), 46.09(-1.42p, 2.98%)로 거래를 마쳤다. 표면적인 이유는 해외 증시 하락, LG 비자금 수사, LG홈쇼핑 압수수색, 카드사 유동성 위기 등이고 내부적인 원인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베이시스 악화→프로그램 매물 증가'라는 기계적인 컴퓨터 매매에 있다.
불과 몇일 전만해도 '낙관론'이 팽배하던 상황이어서 이날 낙폭은 어리둥절할 정도다. 다우존스 뉴스의 다카하시 요시오 기자는 일본 증시가 급락한 데 대해 도이치증권의 주식 전략가인 뮤사 료지의 말을 인용한다. 료지는 "나는 가장 비관적인 시황을 가지고 있으나 나 조차 놀랄 정도로 주가가 급락했다"고 말한다.
달러 약세, 테러리즘 공포, 카드사 유동성 위기 등 이미 드러나 있던 악재에도 힘없이 지수가 밀릴 정도로 떨어지기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일까. 고객 예탁금은 역설적으로 10조7921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렇지만 '반발 심리'를 빼고는 매수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급락 쇼크가 증시를 맴도는 가운데 뉴욕 증시의 추후 방향에 투자자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거래급증, 장대음봉
테크니션들 사이에서 '거래급증, 장대음봉'은 시장에 변화가 왔다는 증거이다. 이날 거래량은 7억1718만주로 지난 7월24일(7억3272만주) 이후 가장 많고 일봉은 길다란 '장대음봉'이다.
지난 9월 '환율·유가 쇼크' 때보다 음봉의 길이는 짧지만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4161억원 어치 주식을 거래소 시장에서 순매수했기 때문이다. 개인은 프로그램 매물(-2625억원)과 외국인의 순매도(-1108억원)를 모조리 받아갔다. 개인의 순매수는 연중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지난 9월 급조정때 종합주가지수는 고점 대비 11.32% 조정을 받았다. 이번 종합주가지수의 고점은 818.34이고 여기서 11.32% 하락한 수준은 725.70이다. 이 선은 120일선과 조우하는 수준이다.
단기 추세선 이탈
기술적으로는 20일선이 무너져 단기 추세선이 붕괴됐다. 60일선(760.66)은 물론 120일선(724.89)을 각오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난 9월 급조정때도 120일선 바로 윗까지 지수가 밀린 뒤에야 반등이 나왔다.
코스닥 시장은 하루 전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60일선을 회복했으나 이날 급락으로 다시 이탈했다. 이날 종가(46.09)는 5일선과 20일선 아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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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 것은 없다
그렇지만 변한 것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장기 시각이다. 홍성태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지금 주식을 갖고 있으면 손절매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주식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우량주를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미 손절매 타이밍은 지났기 때문에 반등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지수가 조정을 끝내고 반등할 때는 우량주 중심의 상승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면서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는 흔들리지 않고 있어 상승 추세 과정에서의 조정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저가주 대거 "상한"
급락 와중에도 거래소 시장에서는 상한가 종목이 10개가 나왔다. 평소와 비슷한 수준. 종목별로는 중앙디지텍(775원) 삼도물산(200원) KNC(365원) AP우주통신(165원) AP우주통신B(115원) 유성금속(400원) 등 1000원을 밑도는 초저가주가 눈길을 끈다. 베네데스 역시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1790원까지 상승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이 11억원을 기록할 만큼 부실한 기업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위다스(665원) 삼화기연(365원) 리더컴(580원) 뉴인텍(520원) VON(235원) 퓨센스(915원) 이지클럽(290원) 유펄스(575원) 아이티(590원) 아이티센(705원) 등 초저가 10개 종목의 주가가 가격 제한폭으로 뛰었다. 이날 코스닥 시장 상한가 종목은 모두 28개이다.
불안한 투자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일부 투자자들은 '틈새'를 노리고 있다. 물론 뚜렷한 재료없이 급등세를 타고 있는 종목들이 대부분인 만큼 추격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