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에너지절약, 투자통한 효율화가 관건

[기고]에너지절약, 투자통한 효율화가 관건

정장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2003.11.21 06:53

[기고]에너지절약, 투자통한 효율화가 관건

중동지역의 잇따른 테러 발생과 미국의 석유 비축량 감소로 국제유가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의 유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직까지는 알 수 없으나, 올해 초 우리를 괴롭혔던 고유가 사태가 베네주엘라 석유노동자의 파업이라는 산유국의 국내사정으로 촉발되었다는 점을 돌이켜본다면 결코 방심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올해의 에너지수입액은 사상최대인 38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21%나 증가한 수치로, 올해의 에너지소비증가율이 불과 2%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유가 상승이 우리의 무역수지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 수 있다.

 

지난 1차 석유파동 이후 지금까지 우리는 에너지절약운동을 부단히 펼쳐왔다. 또한 실제로 이러한 절약운동이 많은 효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생활수준 향상과 함께 증가하는 에너지사용량을 사용자의 수고에만 의존해서 줄이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절약시설투자를 바탕으로 한 기기와 시스템의 효율화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에너지절약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정부에서는 그동안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도를 비롯하여 고효율기자재인증제도, 에너지절약마크제도를 시행하여 에너지사용기기의 고효율화에 힘써왔다. 또한 지난 2001년부터는 아파트에도 건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건축물의 근본적인 에너지절약을 위해 신축건물 건축 허가시 에너지절약계획서의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에너지의 55% 이상을 사용하는 산업체의 절약을 위해 에너지관리진단, 자발적협약, 에너지절약기술정보 협력사업 등 업체의 자발적인 에너지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절약을 위한 시설투자 자금을 저리로 융자해주고 있으며, 고효율유도전동기와 같이 확실한 에너지절약 효과가 있는 기기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장려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만으로 에너지절약을 유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산업체나 국민 개개인이 에너지절약이 단순히 에너지비용을 아끼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에너지절약은 에너지수입비용 절감과 더불어 에너지사용에 따르는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비용이나 에너지공급시설의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 절감과 같은 부대적인 효과가 있다. 더구나 최근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82.5%가 에너지의 사용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날로 거세어질 기후변화협약의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에너지 절약과 이를 위한 투자는 더더욱 중요하다.

 

이제 에너지절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비교적 자원이 풍부하다고 하는 선진국에서도 자원고갈에 대비하고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에너지절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용하는 에너지의 97%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지금이 바로 에너지절약을 위한 기술개발과 시설투자에 매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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