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카드대책이 은행 팔비틀기?"
"감독당국의 강요로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카드위기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감독당국이 막다른 골목에서 은행들의 팔을 비틀어 사태를 해결하고자 했다." 23일 밤 그룹회장이 연대보증을 거부한LG카드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지 못한 채 자금지원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은행 고위 관계자들이 내뱉은 말입니다.
사상 초유의 현금서비스 중단으로까지 이어졌던 LG카드 사태가 은행권의 자금 지원 결정으로 고비를 넘겼지만 금융당국을 비난하는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LG카드 사태를 맞아 금융당국이 보여준 모습은 한마디로 한심하다는 게 은행권의 반응입니다. 카드위기에 대한 우려가 어제 오늘 나왔던 게 아니고, 또 LG카드만 해도 이미 이달 초부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도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은행들만 압박했기 때문입니다.
LG그룹과 채권단간 협상에서 금감원은 겉으로는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재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잘 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다 LG카드가 부도위기라는 벼랑 끝으로 몰리자 팔 비틀기로 사태를 해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은 당초 LG그룹에 요구했던 것을 하나도 얻어내지 못하고 양보만 했습니다. 채권단이 줄곧 요구했던 LG카드 특수관계인 담보지분 제공은 금감원이 협상 중간에 '타결'이라는 낭설을 시장에 유포함으로써 담보에서 제외됐으며, 마지막까지 요구했던 구본무 회장의 연대보증은 금융시장 붕괴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채권단을 강하게 밀어부침으로써 없던 일이 돼 버렸습니다.
결국 채권은행들은 2조원의 자금을 지원하면서도 LG그룹으로부터 추가로 아무 것도 얻어내지 못한 채 경쟁사이기도 한 LG카드를 먹여살려야 하는 이상한 일을 하게 됐습니다.
카드사 위기의 절반의 책임은 잘못된 정부정책에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LG카드 사태가 고비를 넘겼지만 또 언제 제2, 제3의 카드사태가 일어날 지 모릅니다. 앞으로는 금융당국의 위기대책이 팔 비틀기가 아니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