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위험을 감수해야 세계1위 된다
통신업체들이 창사 이래 최대의 수익을 낸 지난 2001년,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동통신 업체의 통화요금이 너무 비싸다며 요금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통신업체는 물론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와 시민-사회단체간에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정통부가 내린 결론은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다른 산업과 달리 통신업체는 차세대에 대한 투자가 절대적이어서 큰폭의 요금인하는 어렵다는 결론이었다.
따라서 소폭의 요금을 인하하되, 요금인하에 반영되지 않은 수익은 차세대 통신사업에 투자하도록 권고했다.
정통부의 이같은 결론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통신시스템과 단말기, 기지국장비 등을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개발해낸 우리 업체들로 하여금 차세대 통신사업에 대한 투자역량을 미리 확보해 통신시장의 세계적 경쟁력을 배양하려는 취지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CDMA로 확보된 세계 통신시장의 미래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으리란 기대였다.
통신업체들도 정통부의 이같은 '미래에 대한 안목'에 찬사를 보냈다. 당시 언론들도 산업 차원의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시각에 동의하고 소폭 요금인하와 미래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에초점을 맞추는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후 통신업체들의 태도였다.
이들은 수익을 투자로 돌리는데 미진한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틈만 나면 3세대 이동통신이 수익성이 보이지 않는다거나, 미국 유럽에서도 통신업체들이 차세대에 투자하다가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등의 자료를 흘리고 나왔다.
이러는 사이 미국 유럽 일본의 통신장비 및 단말기 업체들은 3세대 제품들을 속속 상품화해냈다. 결국 국내 통신업체들은 CDMA로 이룬 성과를 토대로 3세대 및 4세대에서도 세계 통신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투자 적기를 놓치고 만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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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부가 최근 3세대 이동통신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낸 자료가 흥미롭다.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내년 중반부터 보급이 확대될 거라는 전망이다. 단말기 수요도 오는 2007년까지 연간 2배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2006년 상용화되는 기술표준(릴리즈5)에서는 고속 영상-데이터통신이 가능하고 4세대의 핵심인 IP화와 연계된다는 예측이다. 4세대는 3세대의 경험이 있어야 가능한데도 이를 건너뛰고 4세대로 바로 갈 수 있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통신업체 최고경영자들의 발상이 얼마나 무모한가를 보여준다.
통신업체들이 이같이 기술진화에 대해 무지하고 미래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부분은 다른 산업계도 곰곰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다른 나라에서 성공한 모델만 좇으려는 자세로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어렵다. 유럽 일본업체들은 3세대 제품개발의 경험을 살려 4세대 통신의 표준화 상용화를 준비하는 단계까지 이미 멀리 달아나 버렸다. 위험을 감수(Risk Taking)하지 않고서는 세계 1위는 꿈도 꾸지 못하는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