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올해 미증시는 "전강후약"

[기고] 올해 미증시는 "전강후약"

홍춘욱 한화증권투자전략팀장
2004.01.05 20:33

[기고] 올해 미증시는 "전강후약"

연초 미 증시는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의 급상승이라는 대형 호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등락이 엇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ISM 제조업지수가 50선을 넘으면 경기확장을, 그리고 55선을 넘으면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 1983년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ISM 제조업지수의 발표가 지수의 상승을 가져오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주말 미 증시는 왜 초반의 상승세를 지키지 못했을까?

1년의 시작을 알리는 1월 2일 첫 거래일이 보여준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이 곧 올 한해 미국 주식시장을 전망하는 과정이 될 것이기에, 보다 자세히 이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자. 지난 주말 미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한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데 있다. ISM 제조업지수가 월가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비단 경제의 현 상황을 신속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FRB 금융정책의 중요한 선행변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재로 지난 1980년 이후 미국의 연방기금 목표금리와 ISM 제조업지수의 관계를 살펴보면, 지수 60선을 상향 돌파한 후 1~2분기 내에 금리가 인상된 것으로 나타나, 만일 이런 과거의 패턴이 반복된다면 올 여름에는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미국 주식시장이 금리인상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기업의 수익성과 수급에 미치는 이중적인 악영향 때문이다. 만일 금리인상이 단행된다면, 주택금융·주택건설·자동차업종 등 금리에 민감한 업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더 나아가 이런 일부 업종에 미치는 악영향은 경제전반에 파급될 수 있으며, 실재로 과거 기업실적과 금리의 변동을 관찰하면 정책금리의 상승은 곧 이익 모멘텀의 약화로 이어졌던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수급 여건 악화에 대한 우려 역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수급 요인이 동아시아 중앙은행의 미 국채 매입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는 심각한 문제로 파급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즉 달러화 약세의 강도를 완화시키기 위해 동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를 매입하는 한편, 급격히 증가한 외환보유고를 주로 미 국채로 운용해온 것이 최근 2~3년 동안의 주된 흐름이었다.

그런데 만에 하나 정책금리의 인상을 계기로 각국 중앙은행이 큰 평가손을 보게 된다면, 더 나아가 미국 금리상승을 계기로 달러화의 약세기조가 중단된다면 어떤 일이 나타날까? 물론 제한적인 금리상승이 나타났다고 해서 동아시아 중앙은행의 미 국채매입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 강도가 크게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올 한 해 미국 주식시장 전망의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금리'로 판단되며, 언제 기준금리가 인상될 지의 여부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연방기금 선물 거래를 통해 살펴보면, 채권시장의 참가자들은 8월경 거의 100%의 확률로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 이후 단행된 다섯 번의 금리인상과 주식시장의 관계를 살펴보면, 금리인상 이후 약 3~6개월 정도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이긴 했지만 곧 상승추세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지난 1987년처럼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 경우도 있지만, 당시와 달리 FRB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에서 큰 우려 사항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올해 미국 주식시장은 상반기 중 경기회복 및 기업실적 개선에 힘입어 강세를 지속하겠지만, 하반기부터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심리가 높아지며 완만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