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펀드상-기고] 투신 발전 원년 되길..

2003년은 투자신탁으로서는 매우 힘든 한 해였다. 투자신탁의 상황을 대변한다는 수탁고를 보면 일년간 총수탁고의 17%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1/4분기부터 터진 SK글로벌과 카드사의 신용리스크로 인해 채권펀드의 수탁고가 큰 충격을 받은 결과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시장금리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됐다.
주가의 상승으로 주식펀드가 종합주가지수 보다 훨씬 높은 34.82%라는 고수익을 달성했지만 투자자들은 펀드를 환매하는데 급급했다. 주식시장이 과열로 진입해야 비로소 주식펀드의 투자액이 늘어나는 고질적인 후행성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해였다.
이런 산업의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인 정비는 상당히 발전한 한 해였다. 기존의 투신관련 법률을 폐기하고, 간접투자 자산운용업법을 새롭게 제정해 규제를 선진화한 것은 눈부신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올해에도 투자신탁산업은 상품구조의 개선, 장기투자관행의 정착, 기업연금의 도입, 운용인력과 판매인력의 전문성 강화 등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우선 채권펀드의 상품구조와 판매방법을 개선해 좀더 장기적인 운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안전한 채권 위주로 단기화되다 보니 수익률측면에서 경쟁력을 크게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현재와 같은 단기투자를 개선해 실적배당부상품에 적합한 장기투자로 전환되도록 투자자교육과 기업연금제도의 도입 등을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펀드매니저들의 리서치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되는 효율적인 펀드운용이 강화되어야 하고, 고객을 상대하는 펀드판매 직원들의 판매기법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제도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운용회사는 전문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은 투자관행을 개선하는 3가지가 맞물리게 되면 필연적으로 투자신탁산업은 발전하게 된다. 올해는 이 모든 과제들이 차근 차근 해결돼 투자신탁 발전의 원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