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내 금융시장에 돌풍분다
씨티은행 그룹의 한미은행 인수는 국내 금융산업에 적지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머니투데이는 이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금융연구원 이재연 연구위원으로부터 씨티의 한미은행 인수 의의와 영향에 대해 진단하고 전망하는 자리를 긴급 마련했다.<편집자>
씨티은행그룹의 한미은행 인수는 씨티가 지금까지 국내은행을 인수한 여타 외국 투자펀드와 달리 선진금융기법을 이용해 실제로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제적 선진금융기관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씨티은행그룹의 한미은행 인수는 은행인수자본 적격성 심사와 그 동안 금융권이 추구했던 금융산업선진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선진금융기법의 도입과 금융선진화를 위해 공적자금 투입은행에 대한 민영화 과정에서 외국자본에 의한 인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민영화 과정에서 인수자격에 문제가 있는 외국 투자펀드에 의한 국내은행 인수만이 이루어져 왔으며 인수자격에 대한 특혜에도 불구하고 선진금융기법 도입은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못했다.
현재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주장은 은행 인수시 국내자본의 역차별을 해소해 국내자본에 의한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외국자본에 의한 인수시 자본적격성 심사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미은행 1대주주인 칼라일 펀드를 대신할 씨티은행그룹의 인수자격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며 향후 은행인수 자본의 적격성 심사는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금융산업 선진화는 지금까지의 은행간 외형위주 경쟁과는 달리 서비스 차별화 등 질적경쟁을 통해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그룹이 선진 금융기법을 보유하고 세계적으로 소매금융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최근 은행 수익성 확대 과정에서 주목받고있는 프라이빗 뱅킹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매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은행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은 지나친 공공성 위주에서 벗어나 수익성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 은행에 있어서 수익을 내는 고객이 전체 고객중 상위 10-20%정도의 고소득자라고 할 때 수익성 높은 고객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선진금융 기법과 국제적 네트웍을 이용해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고소득층 고객을 확보하려는 씨티은행과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여타 국내은행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쟁심화는 국내은행들의 선진금융기법 도입과 전문인력 확충을 자극하고 정부에 좀더 신속한 금융규제완화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반면 시티은행그룹이 주주가치 위주의 경영에 치중해 수익성만 지나치게 추구할 경우 은행에 대한 수익기여도가 낮은 저소득층과 지방경제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이 위축되고 금융불안시 금융권의 협조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국내은행과 정부의 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 따라서 감독당국은 문제발생 이후 적발위주의 감독으로부터 금융불안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에 대한 선제적 위험관리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씨티은행그룹의 한미은행 인수를 계기로 우리도 국내은행 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추구하는 국내금융자본의 출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됐다. 씨티은행그룹이 한미은행 인수를 통해 국내영업을 본격 시작한다는 것은 국내은행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는 금융산업의 안정을 위해 국내자본에 의한 은행인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