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상생의 경영'을 펼치자

[기고]'상생의 경영'을 펼치자

신용길 교보자동차보험 사장
2004.03.01 18:48

[기고]'상생의 경영'을 펼치자

흔히들 보험은 ‘만인의, 만인을 위한’ 제도라고 한다. 이러한 보험의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손해보험업계에 대한 일반의 평판은 썩 좋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해법은 무엇일까.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신뢰회복의 첫 걸음은 보험회사 상호간의 신뢰증진으로부터 출발해야한다고 본다. 보험업계는 과잉경쟁으로 인한 공멸의 우를 피하기 위해 일찍이 업계 상호간 ‘공정경쟁질서 유지에 관한 상호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그 성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다. 업계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일종의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게임을 하고 있다고나 할까.

 

지난해 11월 자동차보험 요율인상을 계기로 야기된 해프닝도 업계의 신뢰를 떨어뜨린 한 예다. 경영상황이 어려워 요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해놓고 돌아서서는 요율인하 경쟁을 한 것이다. 그 후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손해율이 높아서 손보업계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을 접하는 고객들의 심정은 어떨까. 과연 손보사들을 신뢰할 만한 대상으로 평가해줄 지 의문이다.

 

두번째는 말 그대로 정도영업을 철저하게 실천해야 한다. 보험업계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이미 방카슈랑스 제도가 시행됐고, 소위 홈슈랑스(홈쇼핑 채널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같이 보험업계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예측 불허의 형국으로 치닫고 있는데 업계가 아직도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영업관행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국민들로부터의 신뢰회복은 공염불이 될 것이다.

 

셋째 보험인들이 전문적인 금융인으로 인식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05년에 금융통합법을 정기국회에 상정해 법이 통과되는 즉시 이를 시행할 예정임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각 회사별로 준비해야 할 일이 많지만, 그 중 하나가 모든 보험인들이 금융 전문가가 되어 고객들의 금융상담은 물론 재산관리를 담당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보험업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수많은 경영자들이 고객만족경영을 ‘전가의 보도’처럼 주장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보험회사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가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폄하할 때 하는 말 중 하나가 ‘한국은 NATO(No Action Talking Only)국’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이 우리 손보업계와는 무관한 것일까. 상대방의 약점을 부각시켜 반사이익을 취하기보다는 서비스를 앞세운 페어플레이로 경쟁해야 시장에서도 성공하고 고객으로부터도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보험회사의 본령은 리스크 관리이다. 장래에 닥쳐올지 모르는 리스크에 대비해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보험회사의 본질임에도 정작 자신들의 리스크 관리에는 소홀한 것 같아 안타깝다.

 

1997년 12월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 라는 패러다임이 강요돼 이에 맞지 않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되는 비운을 겪었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 사회, 정치 전 부문에서 변화의 바람이 무섭게 몰아치고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 손보업계에도 강풍을 동반한 폭풍우가 엄습해 오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과거의 관행이나 패러다임이 통하지 않는 현실이다. 보험인들 모두가 합심해 공생 공영할 수 있는 상생의 경영을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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