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 디커플링 흔들흔들
900선 안착은 역시 어렵다. 지난밤 미국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제법 센 조정을 받자 거래소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6거래일만에 소폭 팔자다.
9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3일 연속 하락하며 890선대 초반으로 밀려났다. 외국인과 개인이 팔았고, 기관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사자가 우세하다. 오전 12시15분 현재 외국인은 6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5거래일간 2조2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고, 어제 나스닥 하락폭이 컸던 데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 1월부터 지속된 미국 증시의 조정양상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각국 증시는 제법 견조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미 증시와 아시아 증시간 디커플링(주가 비동조화)은 외국인 유동성에 기대 해석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5일선과 10일선 이탈로 대변되는 국내 증시의 조정신호는 이같은 '디커플링'에 대한 기대를 흐리고 있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디커플링은 미국 증시가 뚜렷한 흐름을 보이지 못할 때 언급될 수 있는 논리로 나스닥 시장이 방향을 잡게 되면 국내 및 아시아 증시도 곧 이에 연동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오늘 시장정도면 디커플링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매매는 위험관리 차원에서의 눈치보기 수준으로 파악되고 기관의 매수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은 판다기 보다 마땅히 살 주식이 없다는 태도이다. 전날 닷새만에 삼성전자에 대해 매도우위로 돌아섰고 조흥은행 우리금융 삼성SDI 등 최근 매수에 나섰던 종목들을 매도상위에 올려놨다. 최근 급등에 따른 경계매물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3월 말 시작될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 16일의 FOMC 회의 결과 등을 기다리며 관망세를 취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조용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수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과 핵심 우량주의 유통물량 부족에 따른 부담으로 금융주 저가대형주를 매수하는 등 조심스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과 한국관련 펀드로의 자금유입 등을 감안하면 지수급락시 외국인 매수세는 다시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정광 LG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기술주 하락과 고용 등 경제지표의 부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상승한데 따라 당분간 외국인의 경계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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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팀장은 "지난 1월 그린스펀의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이후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다"며 "외국인은 이달말 실적발표 등에서 비롯될 모멘텀을 기다리며 눈치보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주말 고용지표가 부진했고 미 시장이 계속 조정받았음을 감안하면 16일 그린스펀은 (증시에) 긍정적인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 내부적으로는 오는 11일로 다가온 선물옵션만기가 부담이 되고 있다. 프로그램 차익잔고가 1조2000억원을 넘어섰으나 이날 역시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가 우위이다. 청산 가능한 물량은 적게는 4000억원에서 많게는 8000억원 수준으로 만기일 한꺼번에 청산될 경우 시장충격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만일 외국인 현물 매수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 지수가 크게 하락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서 연구원은 "지난번 상승기 매물대 상단부였던 890선대가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만기일 프로그램 매물을 감안하면 880~890 사이에서 등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팀장은 "국민연금 자금 등 국내 저가 매수세는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보여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주 중심의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으나 기업 실적과 그린스펀 발언 등이 긍정적이라면 미국장에서부터 반등분위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이 경우 국내증시도 동조화되며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