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 악재에 짓눌리는 증시

[오늘의 포인트] 악재에 짓눌리는 증시

신수영 기자
2004.03.10 11:58

[오늘의 포인트] 악재에 짓눌리는 증시

외국인 매도에 설상가상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겹쳤다. 시장은 나스닥 2000선 붕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이달들어 처음으로 880선 초반까지 하락했다. 오전 11시53분 현재 지수는 전날보다 9.47포인트 내린 882.11을 기록하고 있다. 20일선을 살짝 밑돌았다.

최근 시장의 흐름은 증권사들의 전망과는 '꺼꾸로'다. 많은 증권사들이 3월 증시를 월초 조정 후 상승으로 봤으나 지수는 월초 900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인 뒤 조정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이달초 조정을 예상했던 근거는 모멘텀 부족이고 중반 이후 상승을 기대했던 근거는 기업실적 및 국내외 경제지표 호전이었다. 그러나 지난주말 2월 미 고용지표가 투자자들을 실망시켰고 소홀히 봤던 복병, 기술주 조정이 대두됐다.

기술주 하락에도 불구하고 3월장 아시아 증시 상승을 이끈 것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었다. 현재도 미국 나스닥 지수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외유동성에 대한 믿음은 사라지지 않은 상황. 세계 경기 회복 모멘텀의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상승이냐, 경기 모멘텀 둔화에 대한 동조냐의 기로에 서 있다.

김학균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뉴욕 증시가 일정 밴드 수준에서 움직인다면 한국 시장만 따로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상승을 이끈 유동성의 힘이 중기적은 틀을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증시가 중요 추세선에서 이탈하게 될 경우, 국내 증시도 이에 연동돼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미국과 다른 상승세를 주도했던 것은 일본, 한국 등을 포함한 동북아 마켓이며, 이는 차이나모멘텀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3~4월중 차이나모멘텀 약화를 예상하고 있어 미국 증시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장재익 동원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와 동조화 현상이 국내 증시의 가격조정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역적 요소(Country factor)에 따른 한국증시의 탈동조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 연구원은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기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 증시에 유입될 국제 유동성 증가가 위쪽의 모멘텀을 제공하는 반면, IT 경기회복둔화와 중국 모멘텀 약화로 인한 1분기 기업실적 악화가 아래쪽의 모멘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후퇴만 없으면 선진국지수 편입 후 미국 증시보다 큰 상승을 보이는 탈동조화 현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반면 중국이 고속성장에 대한 조정정책에 나선다면 차이나모멘텀이 약화되며 1분기 후 수출 중심 기업들의 이익감소 우려가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증시 단기적으로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선물옵션만기의 영향이 클 전망이다.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소폭의 매수와 매도를 오가는 가운데 선물을 장중 5000계약 이상 순매도하며 백워데이션을 유도했다. 이에 프로그램이 매도로 전환해 지수 하락폭이 깊어졌다.

선물옵션 시황 담당자들의 만기전망은 '만기일 대규모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과 '외인 현물 매수시 충격완화'였다. 프로그램 차익거래잔고는 예상을 뛰어넘는 1조4000억원 수준에 달했고, 외국인 현물 매수강도는 약화됐다.

굿모닝신한의 김 연구원은 "만기시까지 출회될 매수차익 청산 물량은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적인 만기 평균치보다 많은 수준으로 관건은 프로그램 매물을 받아낼 대기 매수세의 존재여부"라고 지적했다. 이는 뉴욕증시의 반등여부와 외국인 매매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