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일본과 대만 사이에 낀 한국

[오늘의 포인트]일본과 대만 사이에 낀 한국

권성희 기자
2004.03.19 11:54

[오늘의 포인트]일본과 대만 사이에 낀 한국

주가가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탐색전이 이어지는 모습. 이번주들어 시도된 기술적 반등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재상승 국면이라고 안도하긴 어렵다. 20일선(877.48)을 뚫고 올라가기 전에는 상승세 지속을 예단할 수 없다.

19일 종합주가지수는 10일선(870.69)과 20일선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 870대는 기존 현금 보유자나 주식 보유자가 급격히 포지션을 바꿀 필요가 없는 중립적인 권역"이라고 지적했다. 아직까지는 증시가 어떠한 쪽으로도 방향을 틀었다고 할 수 없다는 의견.

지수가 중립권역에서 벗어나 다시 상승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전기전자(IT) 업종 상승이라는 2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정표 교보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미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외국인이 다시 적극적인 순매수세로 돌아서되 지수 연관성이 높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를 사줘야 증시가 견조한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어렵사리 상승 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 상승은 누구의 주도가 아니라 순전히 운에 의한 것"이라며 "지난 2일간 상승 패턴을 보면 외인 현물 매수에 의한 단독 상승 견인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IT 업종을 매수하지 않는 이상 프로그램쪽에서 매수세가 받쳐주지 않으면 상승할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이날도 나타나고 있다. 지수는 오전 10시25분까지 외국인이 순매도하는 가운데서도 프로그램 매수세로 보합권을 유지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오전 10시25분 넘어 외국인이 순매수 전환한 뒤 순매수 규모를 확대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보합권내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이 IT는 순매도하고 있기 때문. 외국인 순매수는 운수장비와 유통, 은행으로 소폭씩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프로그램 매수가 한 때 2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가 160억~17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도 지수의 상승 탄력을 부진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IT에 대한 순매도+프로그램 순매수 규모 둔화'가 지수 상승세를 제한시키고 있는 것.

또 하나 감안해야할 점은 아시아 증시에서 한국은 대만과 일본 중 어느 쪽에 가깝냐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한국은 대만과 일본 가운데 낀 양상이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7일 연속 대만에서 순매도를 나타냈다. 전날도 4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특히 대표 IT주인 TSMC를 대규모 순매도 중이다. 대만 가권지수는 연기금들의 매수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3월들어 크게 부진한 것은 사실.

반면 일본 증시는 3월들어 글로벌 주요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3월들어 엔화가 강세를 보였음에도 일본 증시가 강한 강세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는 IT를 중심으로한 수출주보다 금융주와 내수주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 일본에서 글로벌 경기 민감 업종인 전기전자, 화학, 운송은 닛케이 평균주가의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반면 은행과 보험, 건설, 부동산 등 내수업종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은 10년 이상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소비가 살아나고 있어 내수주 탄력이 큰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IT 비중이 높은 대만 증시형이라면 미국 증시가 살아나 외국인 유동성이 유입되고 IT 경기가 살아난다는 신호가 나와야 상승 촉매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일본 증시형이라면 수출주 부진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 사이클에 기대어 내수주 주도의 강세를 예상해볼 수 있다.

현재 한국 증시는 어느 쪽도 아니다. IT 비중이 대만보다 낮은데다 내수 경기 회복 기대감은 남아있어 외국인은 최근 은행과 유통, 자동차 등을 소폭씩 매수하는 모습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내수가 견조하게 살아나고 있다는 확신은 없다. 일본형으로 가기에도 역부족.

증권업계 전략가들은 그래도 아직은 대만형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즉, 미국에서 1분기 실적 전망 시기가 도래해 IT 경기가 살아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삼성전자가 견조한 실적으로 증시를 끌어줘야 상승 추세의 완전한 복원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다. 활기찬 내수 회복은 상반기 중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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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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