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대만이라는 굴레
미국 증시 약세에다 대만의 정치적 불안 고조에 따른 증시 급락으로 국내 증시도 동반 조정이다. 낙폭이 4포인트 남짓으로 제한되다 오전 9시25분 무렵 대만 증시가 6% 급락세로 출발했다는 소식에 낙폭을 10포인트 이상으로 넓혔다.
그러나 대만 증시에 덩달아 낙폭을 넓히는 모습을 보면 '한국 증시가 언제부터 이렇게 대만의 영향을 받았나'하는 의문이 든다. 국제 감각이 뛰어난 외국인조차도 소폭 매도하다 20억원 가량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대만 사이에 공통점이 많아 우려가 과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단 한국과 대만은 전기전자(IT) 비중이 높고 대표 이머징마켓으로 FTSE지수에서 선진국 지수로의 편입이 기대돼 왔으며 한국은 북핵과 탄핵 정국이라는, 대만은 중국과 관련한 정권 문제라는 정치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FTSE가 20일 대만 선거를 지켜본 다음에 한국과 대만의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을 고려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대만 선거 이후 정치적 긴장 고조로 인해 대만과 한국이 함께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지난주 증시의 급격한 반등으로 인한 부담과 미국 증시 약세 전환에 따른 우려감으로 인해 어느 정도의 조정이 예상됐다"며 "대만은 조정의 폭을 다소 키우는 빌미가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탄핵 정국을 벗어나 안정 국면에 접어든 양상이며 외국인이 대만 주식은 최근들어 계속해서 순매도하는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관망세 속에서 선별 매수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외국인의 안정된 매매 형태와 개인의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와 이로 유발된 베이시스 축소, 결과적인 프로그램 매도 때문이다. 오전 11시14분 현재 차익거래가 1030억원 순매도, 비차익거래가 289억원 순매도다. 외국인이 선물을 3700 계약 이상 팔고 있다는 것이 부정적일 수 있지만 단순히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 정도의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지수 낙폭이 큰 또다른 이유는 외국인이 소폭 순매수를 보이고 있지만 대형주는 팔고 중형주에서 일부를 사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시총 상위 종목 중 하이닉스만 오를 뿐 나머지는 약세다. 대형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지수는 낙폭을 키우는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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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증시는 4% 이상 오르며 20일선을 회복했으나 22일 현재는 일단 20일선을 이탈했다. 이번주 900 터치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큰 것은 아니었나 의심이 드는 상황. 이에대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조정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기간 조정일 뿐 이 수준에서 크게 밑으로 밀릴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위로 치고 올라가기에도 상당히 부담스럽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김태우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대만 증시를 따라 동반 하락한다는 것은 대만의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조정으로 국내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상향 트렌드는 유지된다고 보지만 정치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되기 전까지 전고점(930 수준)을 회복할 정도의 탄력을 갖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원증권 김 연구원도 "미국 증시가 박스권을 뚫지 못하고 있고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크게 밀리지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일 국민투신운용 주식운용 본부장 역시 "조정 연장선상으로 봐야 하지만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오히려 "1분기 실적 전망이 나오기 시작하면 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1분기 실적이 증시에 상승 촉매가 된다면 1~3월 수출 실적이 좋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역시 수출주가 주도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는 결국 기업 이익 수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