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 방향성은 미국에서 온다
외국인이 순매수 전환했지만 차익거래 매수 규모가 줄면서 지수는 오히려 하락 반전하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많지 않아 최근들어 영향력은 다소 떨어지고 있다. 오히려 프로그램 매매 동향에 따라 지수가 왔다 갔다 하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투신사 한 관계자는 이러한 '왝더독'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대해 "미국이나 우리 증시나 모두 안정권에 들어서 있지 못하고 중립적인 상황에서 위로든 아래로든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증시는 60일선에서 바닥 굳히기 시도를 계속하고 있지만 여기서 위로 반등할지 추가 하락할지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전날(24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데서 알 수 있듯 수급지표는 바닥을 치고 있고 매매 주체의 작은 변화에도 지수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방향성이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여기서 800까지 떨어질지 다시 900 위로 솟아오를지 어느 누구도 확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매매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이 전날까지 3일 연속 순매수했다 소폭 순매도로 돌아섰고 기관의 매매 동향은 프로그램에 따라 변동이 심하다. 외국인은 순매도로 출발했다가 순매수로 돌아서 2일째 매수 우위다. 외국인은 3월17일 이후 하루(23일)만 제외하고 매수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규모는 미미하고 시장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다.
이에 대해 최홍 랜드마크투신 사장은 "미국 증시가 최근 조정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바닥을 만들고 반등할지, 하락세로 추세 전환할지 지켜보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의 강 연구위원은 "분명한 것은 외국인 매수 여력이 둔화됐다는 사실"이라며 "전세계 뮤추얼펀드 자금 동향을 조사, 4주 평균을 내본 결과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2월초에 고점을 찍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강 연구위원은 "결국 외국인 매수 여력은 2개월 가까이 꺾이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머징마켓 펀드에서도 돈이 빠지고 있어 펀드 종류별로도 매수 여력 둔화는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수급 측면에서 올초 장세를 강하게 위로 밀어붙였던 외국인들의 매수 여력 둔화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개인도 전날까지 3일 연속 순매수하긴 했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고 눈치보기식의 저가 매수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관 역시 자금의 뚜렷한 순유입 추세가 없는 상황에서 프로그램에 휘둘리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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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대할만한 모멘텀은 4월초부터 발표되기 시작하는 올 1/4분기 실적인데, 국내 실적도 중요하지만 미국 실적이 증시가 위로 방향성을 잡아가는데는 더 결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투신사 한 관계자는 "미국 증시가 크게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가 850~860을 버틴다는 것은 상당한 디커플링(차별화)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미국 증시가 실적 모멘텀을 발판으로 반등해주지 않으면 국내 증시 역시 크게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증시를 끌어올려줄 기대할만한 매수 주체는 외국인 뿐이란 점을 감안할 때 결국은 미국의 방향성을 국내 증시도 따라가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국내 증시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꾸준히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미국 '해바라기'만을 계속하고 있을 뿐이다.
정상권 마이애셋 자산운용 펀드매니저의 지적처럼 "최소한삼성전자와포스코는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긴 하지만 국내 실적 모멘텀만으로 증시가 상향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
랜드마크투신의 최 사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아시아 지역은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어 글로벌 자금이 계속 유입될 것이란 전망, 즉 아시아와 미국의 디커플링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 디커플링을 믿고 뛰어들기는 부담스러운 것이 변함없는 사실이다.